'K-항암 신약 1호' 렉라자, 오픈 이노베이션 결실…연 매출 7조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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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1. 오전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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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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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기업서 국내 제약사·빅파마 기술이전 후 FDA 허가 쾌거
오스코텍·유한양행, 허가 따른 기술료 확보…판매액 기준 로열티 수령
유한양행 '렉라자'(왼쪽)와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 '리브리반트'.(유한양행, J&J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오픈 이노베이션의 결실로 주목을 받는 3세대 폐암 신약 '렉라자'(일반명 레이저티닙·미국명 라즈클루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미국에 진출한 국산 항암 신약 1호다. 유한양행(000100)으로부터 렉라자를 기술도입한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는 이번에 허가를 받은 렉라자 '리브리반트'(일반명 아미반타맙)가 연 매출 7조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FDA 문턱 넘은 국산 항암 신약 1호 '렉라자'…기존 치료제 대비 효능 우월

20일(현지시간) FDA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개발해 J&J 자회사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얀센)에 기술이전한 3세대 폐암 신약 렉라자 병용요법이 폐암 1차 치료제로 미국에서 승인됐다.

렉라자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허가는 기존 치료제에 비해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키고 무진행생존기간이 9개월 더 길다는 것을 보여준 글로벌 임상 3상시험 '마리포사'(MARIPOSA)에 근거해 이뤄졌다.

렉라자는 3세대 EGFR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EGFR-TKI)다. 폐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을 방해해 폐암 세포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리브리반트는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승인된 완전 인간 유래 이중항체다.

렉라자 리브리반트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107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효능을 입증했다. 임상에서 환자군은 각각 렉라자 리브리반트군 429명,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군 429명, 렉라자군 216명으로으로 구분됐다. 환자 평균 연령은 63세로 남성 38%, 여성 62% 비율이었다. 환자 중 59%는 아시아인이었고 41%는 뇌 전이가 진행됐다.

22개월간 추적조사한 결과 렉라자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줄였다. 항암제 효능 핵심 지표 중 하나인 무진행생존기간중앙값(mPFS)은 렉라자 리브리반트군 23.7개월, 오시머티닙군 16.6개월을 나타냈다.

마리포사는 임상을 주도한 연구진은 "렉라자 리브리반트는 오시머티닙보다 통계적으로 우수했다. PFS 등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을 제공했다"면서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연구와 일치했다. 마리포사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1차 표준 치료제로서 렉라자 리브리반트의 효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번 승인으로 렉라자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돌연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치료에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제니퍼 타우버트 J&J 혁신의학부문 부사장·글로벌 회장은 "30년 이상의 종양학 혁신에 기반을 두고 우리는 생존율이 수년간 정체된 계열내최고(Best-in-class)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면서 "렉라자 리브리반트는 첨단 1차 치료 환경에서 새로운 기준을 확립했다. 화학요법을 활용하기 전에 이 새로운 치료방식을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오픈이노베이션 모범 사례…리브리반트SC 등 연 매출 6.7조 기대

렉라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신약 중 하나다.

렉라자는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가 발굴했다. 렉라자를 기술도입한 유한양행은 비임상과 국내 임상 1상과 2상을 진행해 물질 가치를 높였다. 이어 2018년 11월 글로벌 제약사 JJ 이노베이티브 매디슨에 메디슨에 우리나라를 제외한 렉라자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최대 계약금 1조 4000억 원 규모로 이전했다.

JJ 이노베이티브 매디슨은 메디슨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를 병용하는 글로벌 임상 3상시험을 마무리하고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렉라자 개발 타임라인.(유한양행 제공)/뉴스1 ⓒ News1


JJ 이노베이티브 매디슨은 메디슨은 정맥주사 제형(IV) 투약이 5~6시간 걸리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피하주사 제형(SC) 리브리반트 허가도 추진하고 있다. SC는 5~10분이면 투약을 마무리할 수 있는 약물 제형이다. 먹는(경구용) 약물인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SC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의 투약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J 이노베이티브 매디슨은 메디슨은 렉라자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연 매출 최소 50억 달러(약 7조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는 유한양행이 올해에만 개발 단계에 따른 기술료(마일스톤)로 1800억 원을 수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에 따른 최소 10% 이상의 로열티도 따로 받는다. 기술료와 로열티는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이 6:4 비율로 나눌 전망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렉라자의 FDA의 승인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유한양행 연구개발(R&D)투자의 유의미한 결과물”이라며 “이번 승인이 종착점이 아닌 하나의 통과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FDA 승인이) 유한양행의 '글로벌 톱 50' 달성을 위한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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