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도 떠나고, 제주살이 '시들'…집 경매 쌓인다[제주집값 흔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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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1. 오전 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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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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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주거시설 경매 전년비 2배로…작년 하반기부터 급증
여행객 발길 줄며 숙박시설도 경매로…낙찰가는 '반토막'
가수 이효리. 2023.9.21/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가수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가 서울로 이사 계획을 밝히는 등 제주살이가 시들해지는 추세다. 제주 여행 인기도 한풀 꺾이면서 경매로 나온 주거·숙박 시설이 크게 늘었다.

2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제주에 위치한 주거시설 관련 경매 진행 건수는 7월 기준 169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75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제주 주거시설 경매는 2022년~2023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월 100건을 밑돌았으나 지난해 11월부터 매월 100건대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 한 달 평균 주거시설 경매가 148건씩 진행되고 있다.

경매 진행 건수가 크게 늘었지만, 낙찰가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매각가율은 2022년 4월 91.3%에 달했으나, 올해 들어 월별 60%대에 그친다. 인기가 시들해지며 올해 5~6월 평균 응찰자 수도 2~3명에 그친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감정가 12억여 원의 단독주택은 3차례 유찰되며 감정가가 4억 1588만 원으로 떨어졌다.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감정가 2억 8346만 원의 2층짜리 단독주택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최저 입찰가가 1억 3890만 원으로 떨어졌다.

한때 '제주살이' '제주 이주'가 유행처럼 번졌으나 최근에는 인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인구는 13년 만에 전입 인구보다 전출 인구가 많은 인구 순유출이 발생했다.

가수 이상순도 최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11년간 제주살이를 접게 된 이유로 "우리의 고향(서울)으로 돌아가서 본업도 열심히 하고 열심히 살아보자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해외여행을 가는 비중이 많이 늘어난 데다 국내 여행지 선호도 역시 최근에는 제주도보다 강원도가 더 높아지면서 제주를 찾는 여행객의 발길도 크게 줄었다.

이 여파로 제주도 숙박시설 경매 물건도 계속 쌓이고 있다. 숙박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올해 5월 52건에서 6월 62건, 7월 76건으로 두 달 연속 늘었다. 반면 매각률은 6월 30.6%에서 7월 10.5%로 크게 줄었다.

낙찰가율도 올해 평균 45.8%로 감정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응찰자 수는 평균 2명에 그쳤다.

정원이나 텃밭 등 농지가 포함된 주거·숙박시설의 경우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해야 하는 등 외지인이 접근하기 어려워진 측면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연구원은 "제주에서 농지나 농지가 포함된 단독주택 등은 농취증을 제출해야 매각 허가를 받을 수 있다"며 "외지인들은 농취증을 발급받는 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투자 수요가 진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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