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탈북한 노부부가 처음 보는 대형마트 시설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 이목을 끌고 있다.
2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탈북 후 처음 간 OOOO(대형마트)에서 문화 충격에 빠진 노부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지난 2022년 9월 탈북 여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강은정TV'에 올라온 영상이 갈무리돼 있다.
영상에서 노부부는 손주의 분유와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대형마트로 향했다.
난생처음 대형마트에 와본 부부는 감탄을 쏟아냈다. 남편은 카트를 끌고 무빙워크에 오르더니 카트가 고정돼 있자 "밀어도 안 나가고 뒤로도 안 나간다 어떻게 자동으로 제동이 되나. 신기하다"라며 신기해했다.
종류별로 잘 정리된 다양한 제품들을 보며 그는 "다 어린이들을 위한 용품이냐. 인삼 봐라. 참치도 뭐 고추참치, 기름도 뭐 수십 종이다. 한국엔 먹을 게 너무 많다"라며 놀라워했다.
남편은 "북한 같으면 캄캄한데 전등 보라. 물 사 먹는 나라 처음 봤다. 정말 한국에 와서 물 사 먹는 거 봤다. 하긴 북한에서도 물 사 먹는다. 양동이로 물 담아 다니고. 여행 다닐 때 기차가 하도 멀리 다니니까. 오래 가니까. 목마르잖아. 그러니까 역전마다 물 장사꾼들이 양동이에다가 물 들고 팔러 다니곤 한다"라고 했고 아내는 "그때 10원 했으니까 지금은 뭐 5000원 하겠지"라고 회상했다.
딸이 "시장이랑 마트 왔을 때 어땠나"라고 묻자 남편은 "시장에 가면 별거 다 있고 아래로 올라가고 위로 올라가 봐도 다 흐뭇하다 풍요롭고. 근데 마트에 와보면 안이 궁전 같다. 다 고급스러워 보인다. 내가 이런 데 와서 뭘 사가는 구나 하는 게 참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잘 손질된 고기를 보면서는 "한국 마트를 보게 되면 수준을 얼마든지 알 수 있잖아. 이거 얼마나 행복한 나라야. 정말 잘 사는 나라고. 잘 사는 나라의 표징이다. 진짜다. 마트 하나만 보고도 이 나라가 얼마큼 산다는 걸 평가할 수 있겠다"라고 했다. 아내 역시 "생활 수준이 기막히게 높다"며 만족감들 드러냈다.
남편은 아내를 향해 "우리 마누라 한국 와서 팔자 폈네.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먹고 싶은 거 또 뭐 있나. 또 사라"라고 했고, 아내는 "내 팔자 이럴 때나 좀 펴봐야지. 가다가 또 보면 또 먹고 싶은 게 있지"라고 말했다.
남편은 "야, 또 쌀이네. 북한 인민들은 쌀이 없어서 굶어 죽는다는데 여기는 쌀이 풍년이니"라고 말했다. 아내는 "가격도 저렴하잖아. 얼마나 생활하기 좋아"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양가감정(같은 대상에 대해 정반대의 상대적 감정을 동시에 나타내는 정신상태)을 드러내기도 했다. 남편은 "북한도 (체제를) 좀 바꾸면 대한민국처럼 이 정도는 못해도 3분의 1만 살아도 괜찮겠는데 가슴 아프다. 개혁 개방으로 좀 바꾸면 잘 살겠는데 굶어 죽지 않고 배는 안 고프겠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누리꾼들은 "잘 정착한 탈북민들은 작은 것들에 행복해하니 훈훈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난 안쓰러운 기분도 들더라. 얼마나 힘들게 사셨을까", "저 노부부 모든 것에 엄청나게 감사하며 살더라", "쌀 포대가 제일 씁쓸할 듯. 쌀은 목숨이랑 직결되는 거라 저게 없어서 굶어 죽는 사람들 생각날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