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병원 응급실도 비상…의사들 "정부 대책 답답하고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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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9. 오후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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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전문의 1명 병가…내일부터 타과 전문의 투입
응급의학회 "소송 부담 누가 떠안나…전문의 이탈 가속"
이날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응급환자가 응급실로 향하는 모습. 2024.7.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강승지 기자 = 순천향대천안병원이 전문의 부족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 운영에 차질을 빚은 데 이어 같은 지역에 있는 단국대병원도 비상운영체계에 돌입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보건복지부는 인력 부족으로 응급실이 파행을 빚자 타 진료과의 인력을 활용한다고 밝혔지만,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이탈을 더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일방적 의료 정책 추진으로 이제는 정말 24시간 응급의료 제공 위기 상황으로 서서히 돌입하고 있는데, 정부의 응급 의료에 대한 인식의 수준과 해결책이 '응급의학과 외에 다른 전문 과목의 인력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참으로 답답하고 황당하다"고 밝혔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전날(18일) 브리핑에서 "전공의가 빠져나가서 응급의료센터 교수들의 피로도가 굉장히 높고, 응급의료센터가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응급의학과 외에 다른 전문 과목의 인력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타과 전문의들이 응급실 근무를 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단국대병원 응급실은 오는 20일부터 비상운영 체계에 돌입한다. 단국대병원 응급실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6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교수 1명이 병가에 들어가면서 진료에 차질을 빚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병원 측은 "향후 2주간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야간 근무를 하고, 타과 전문의들이 주간 근무를 맡는 형태로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충남 천안 순천향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8명 중 4명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한때 응급의료센터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강원 속초의료원 응급실은 신규 전문의 채용에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직으로 단축 운영에 들어갔다.

학회는 "24시간 응급의료 제공 중단이 발생한 속초의료원, 순천향대천안병원에서는 다른 전문 과목 인력 활용을 생각하지 못했겠느냐"며 "해당 병원의 다른 전문과목의 전문의가 응급 환자 24시간 야간, 휴일 진료를 시행하면 해당 전문 과목의 외래, 입원, 수술 환자는 누가 진료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엄청난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수시로 벌어지고 있는 민·형사 소송의 부담을 안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다른 전문 과목 전문의가 응급실 진료를 하려고 하겠느냐"며 "대동맥 박리 진단을 놓쳤다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에 따른 행정처분으로 면허 취소를 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응급의학과 외에 다른 전문 과목의 인력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응급의료센터, 응급실에서 24시간 응급환자와 가족들의 곁을 지키고 있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자존심과 사명감에 큰 상처를 주고, 응급의학과 전문의 이탈을 막기는커녕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응급의료 현장을 지켜내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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