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에 꿈 접었어요…공시생 '사상 최저', 짐싸는 MZ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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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7. 오전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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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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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40% 달하던 취준생 중 공시생 비율…올해 23.2% 역대 최저
공무원 5년내 퇴직자 4년새 2배…이직 의향 77% "낮은 보수 때문"
국가공무원 7급 공개경쟁 채용 제2차 시험장인 서울 서초구의 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뉴스1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한때 '철밥통'으로 불리며 높은 경쟁률을 자랑했던 공무원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등 처우 불만 탓에 짐 싸는 공무원이 급증한 가운데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인기도 처음으로 일반기업에 밀린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통계청의 '2024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15~29세 청년 비경제활동인구의 취업시험 준비 분야 중 일반직 공무원 준비 비율은 23.2%로 지난해 대비 6.1%포인트(p) 감소했다.

일반기업체는 전년 대비 2.4%p 늘어난 29.7%를 기록했다. 일반기업체 시험준비생의 비중이 '공시생'을 넘어선 것은 2006년 조사 이래 처음이다.

공시생 비중은 조사 첫해인 2006년 40%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지만, 이후 꾸준하게 하락세를 보여왔다. 특히 올해 감소 폭(6.1%p) 또한 역대 가장 컸다.

실제 공무원 시험 경쟁률 역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올해 9급 공무원 공채시험의 평균 경쟁률은 21.8대 1로, 1992년(19.3대 1) 이후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7급 공채 시험 경쟁률은 40.6대 1로, 44년 만에 가장 낮았던 지난해(40.4대 1)와 비슷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열린 '공무원 임금 정액 인상 쟁취! 공무원노동조합 결의대회'에서 조함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7.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이른바 'MZ 공무원'의 이직도 급증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 임용 기간이 5년이 되지 않은 퇴직자는 1만 3566명으로 지난 2019년(6500명) 대비 두배 이상 늘었다. 임용 기간 10년 이내 퇴직자도 2019년 7817명에서 지난해 1만 7179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공무원 퇴직자 중 임용 기간 5년 이내인 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9년 17.1%에서 지난해 23.7%로 5년 사이 6.6%p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임금 수준과 공무원 연금 개혁 불안감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히는 가운데 경직된 문화와 업무 스트레스 등도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한국행정연구원의 '2023년 공직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5년 미만 공무원 2명 중 1명꼴인 54.6%가 이직 의향을 가지고 있었다. 이유로는 77.4%가 '낮은 보수'를 꼽았다.

인사혁신처의 2022년 민·관 보수수준 실태조사를 보면 민간 대비 공무원 임금은 2004년 95.9%로 가장 높았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2022년에는 83.1%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저연차 공무원의 퇴직은 단기적으로 인력 부족에 따른 업무 공백과 기존 직원의 업무 과부하를, 장기적으로는 공공조직의 대외적 위상하락과 함께 인재 확보 곤란으로 인한 공무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수 현실화와 연금개혁 과정에 젊은 공무원들의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공직사회에서 MZ세대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이들의 특성에 맞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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