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유급 방지책 발표했지만…학생 복귀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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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전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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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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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학년제 전환·성적 처리 학년말 연기 등 특례조치 마련
'블록제' 특성상 "1학기 이미 물 건너가"…"교육 무너져" 우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장기화 되고 있는 7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2024.7.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의과대학 학생들의 유급을 방지하기 위해 교육부가 '비상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학생들 복귀에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1학기 수업을 정상적으로 이수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육부가 제시한 탄력적인 학사운영 방식을 따라가기 의대 특성상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10일 한 학기 동안 교과목을 정상 이수하지 못한 의대생들의 특수 상황을 고려해 1학기 성적처리를 마감하지 않고, 학년말까지 보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및 평가를 학기 단위가 아닌 학년 단위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유급 방지를 위해 한시적 특례 조치를 마련함과 동시에 기존 학기제에서 학년제로 교육과정을 조정 개편해, 학습 결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이 중심이다.

또 본과 4학년 학생에 한해 의사 국가시험 추가 시험이 제공돼야 한다는 의대 운영 총장들 협의체인 '의과대학 정상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의 건의도 반영해 추가 실시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교육부의 이같은 비상 가이드라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에선 학생들의 교육 정상화가 이뤄지긴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초 의학 과목부터 시작해 단계별 지식이 쌓이는 의대 수업 과정 특성상 1학기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2학기 수업 진도를 무리하게 다 진행하기엔 시간과 여건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의대 학사과정은 여러 전공과목을 나눠 동시에 듣는 일반 단과대학 학과들과는 달리 기초의학과 해부학 등 한 과목을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배운 다음 진도로 넘어가는 '블록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육부의 제안대로 한 학년 단위의 수업 시수를 학기를 나눠서 이수하지 않고 집중해서 듣는다 해도 학생들이 모두 수업을 이해하고 진도를 이해하기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블록제에선 각 학년의 강의 과정이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설계돼 있어 학사 과정에 큰 변화를 주기도 힘든 상황이다.

올해 서울 한 사립대 의대 1학년으로 입학해 온라인 수업만 일부 이수한 A 씨(19)는 "이미 1학기 수업도 다 듣지 못한 상황이라서 올해는 어차피 물 건너 갔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짧은 시간에 수업 과정을 따라가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정책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종태 인제대 의대 교수는 "상식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교육부도 '비상 상황'을 인정한 것"이라며 "차곡차곡 쌓인 교육 과정이 일시적으로 무너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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