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에 택배기사 실종, 주민 1500명 대피…폭우 피해 속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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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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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농경지도 잇따라 침수…정전·유실 피해도 심각
당분간 비 계속 내릴 듯…기상청 "각별한 주의" 당부
집중호우가 내린 9일 오후 경북 경산시 진량읍 평사리 문천지 상류에서 소방구조대가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2024.7.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전국=뉴스1) 김기현 남승렬 이재규 정우용 장수인 기자 = 이틀 연속 집중적으로 내린 비로 실종·고립자가 발생하고, 차량이 물에 잠기는 등 전국 각지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더욱이 당분간 장맛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기상 당국은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고, 차량 물에 잠기고

9일 오전 5시 12분쯤 경북 경산시 진량읍 평사리 소하천 인근 농로에서 침수된 차량을 확인하던 40대 여성 A 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약 3시간 뒤인 오전 8시 20분쯤 그의 동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를 통해 A 씨가 차량이 침수되자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물에 휩쓸린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장비 21대와 인력 200명을 투입해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으나 아직까지 A 씨를 찾지 못한 상태다. A 씨는 택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밤부터 이날 정오까지 경산 지역에는 18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날 오전 5시 40분쯤엔 하양읍 대경로 호산대 입구 국도 4호선 도로와 차량 5대가 침수되기도 했다.

또 하양읍 남하1리에선 계곡 범람으로 차량 1대가 물에 빠지고 주택 침수로 70대 할머니가 고립됐다가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대구에서는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크고 작은 피해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대구 지역 비 피해 관련 소방 당국의 출동 건수는 87건이다. 인명구조 5건, 배수지원 20건, 안전조치 62건 등이다.

소방 당국은 전날 오후 11시 34분쯤 군위군 의흥면 읍내리의 한 주택에서 하수구가 역류해 안방이 물에 잠겼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집에 있던 주민 1명을 구조했다.

차량 및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6시 28분쯤 달성군 구지면 유산리 가산교차로에서 차량 4대에 물이 차 소방 당국이 현장을 통제하고 구조 활동을 펼쳤다.

이보다 앞선 오전 4시 39분쯤 북구 산격동 성북교 아래쪽에서 "침수가 우려된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은 낙엽을 제거하는 등 안전조치를 완료했다.

범람과 침수 우려가 있는 북구 팔거천과 동화천, 동구 금강 잠수교와 오목 잠수교, 대림교 지하도 하단, 수성구 가천잠수교, 동구 안심교 하단(북편 지하도)은 출입이 통제됐다.

9일 전북자치도 익산시 망성면 한 방울토마토 비닐하우스에서 한 농민이 연일 내린 비로 인해 물에 잠긴 하우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4.7.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 주택·농경지 침수에…정전·유실 피해도 심각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북지역에션 정전, 도로 유실, 주택·농경지 침수 등 피해도 빗발쳤다.

안동과 영양에서는 도로 사면 8곳이 유실됐고 청송에서는 도로가 침수됐다. 안동의 사원에 있는 문화재 등 4건도 비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안동·청송·영천에서 주택 28채가 침수됐고,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농작물 632.5㏊가 물에 잠긴 것으로 파악됐다.

봉화지역 도로 2곳, 안동과 상주, 의성, 예천 등 일부 도로 통행도 통제된 바 있다.

김천과 안동, 구미, 영주 등 경북 12개 시·군 1069세대 주민 1501명은 마을회관으로 사전 대피했다.

지난 6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내린 비의 양은 상주 214.4㎜, 영양 182.7㎜, 안동 177.6㎜, 봉화 167.6㎜, 예천 165㎜, 문경 151.7㎜를 기록했다.

특히 상주 모서면엔 298㎜, 의성 다인면엔 260㎜, 안동 와룡면엔 253.5㎜의 폭우가 각각 쏟아졌다.

충북과 전북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피해가 났다.

이날 오전 6시 36분쯤에는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에서 도로에 있던 맨홀뚜껑이 사라져 긴급하게 통행을 막는 등 조치가 이뤄졌다.

오전 5시 30분쯤 제천시 모산동 의림지 솔밭공원 내 수로 옆 노송 한 그루가 뿌리가 완전히 뽑힌 채 쓰러졌다.

익산시 용동면과 망성면 일대에서는 비닐하우스 침수 피해(20㏊)가 발생했다. 군산시에선 산사태 우려에 따라 3명(2세대)의 주민이 자녀 집 등으로 대피키도 했다.

수도권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린 8일 오후 경기 오산시의 한 도로에서 차량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주행하고 있다. 2024.7.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당분간 비 계속…기상청 "각별한 주의" 당부


기상청은 9일 밤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들이닥치고 10일 새벽 뒤따르는 정체전선이 동중국해에서 남부 지방 서쪽으로 유입되며 전국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충남·전북·경상 내륙에 집중된 장맛비는 오후 남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 지방은 10일 아침까지, 전라권 등 남부 지방은 10일 오전까지 시간당 최대 30~50㎜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9~10일 예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 50~100㎜, 서해5도 20~60㎜, 강원 북부 동해안 20~60㎜, 그 밖의 강원권 50~100㎜(강원 중부 내륙·산지 120㎜ 이상, 강원 남부 내륙·산지 150㎜ 이상), 충청권 50~100㎜(많은 곳 150㎜ 이상)이다.

남부 지방에도 150㎜ 이상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전라권 30~80㎜(많은 곳 전북 120㎜ 이상, 광주·전남 150㎜ 이상), 경상권 30~80㎜(대구·경북 남부 120㎜ 이상, 경북 북부·경남 서부 150㎜ 이상) 울릉도·독도 20~60㎜, 제주 20~80㎜다.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지역 간 강수 강도와 강수량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충청과 수도권의 강수편차가 매우 크겠다"고 말했다.

장맛비가 내리며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권은 9일 밤에, 강원 남부와 경상 내륙, 전라권은 10일 새벽에 호우 예비 특보가 발표될 예정이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누적된 비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다. 산사태와 낙석, 토사유출 등이 우려된다"며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0일 이후 장맛비는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겠다. 다만 지역에 따라 강한 소나기가 쏟아지는 곳도 있겠다.

현재까지 수치예보로, 장맛비는 다음 주 월요일인 15일 전후에 다시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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