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문자' 연판장 논란으로 확산…진짜 '윤한 갈등'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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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7. 오후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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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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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한·친윤, '제2의 연판장'으로 한동훈 후보 사퇴 압박
한동훈, "연판장 취소하지 말고 그냥 해라" 맞불에 계파 갈등 격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7.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의 '읽씹'(읽고 무시) 논란이 부상하며 계파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격전지에서 낙선한 원외 인사 사이에서는 '한동훈 사퇴론'이 제기되고, 이를 두고 '당을 깨뜨리는 행위'라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서다.

별개로 '문자 읽씹' 논란을 돌파하는 한 후보의 정치력이 재차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은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 관련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한 후보는 자신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원외 인사들이 연판장을 작성하고 있다는 보도 관련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마시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고 정면돌파에 나섰고, 원 후보는 "당을 분열시키고 대통령을 흔드는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이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쟁점이 된 건 명품백 수수논란이 총선 패배의 주요 원인중 하나라는 평가 때문이다. 한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측에서는 당시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던 한 후보가 김 여사의 사과를 막았고, 국민 여론에 영향을 미쳐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후보는 김 여사의 문자 내용이 사과하고 싶단 것보단 사과가 어렵단 취지였다고 정면 반박했다. 즉 한 후보가 김 여사의 사과를 막은 게 아니라, 오히려 대통령실과 김 여사가 사과할 의향이 없었으며 사과를 요구하던 한 후보에게 대통령실이 '사퇴 요구'까지 했단 것이다.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것이 반한(반한동훈계)·친윤(친윤석열계) 주도의 계파 갈등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전당대회가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로 흐르고 있어, 지난 3월 나경원 후보를 물러나게 한 '연판장 사태'를 재현해 한 후보의 당선을 막겠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친윤계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며 나 의원의 사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친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후보가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을 전당대회 개입으로 몰아가고 있다"라며 "이런 분이 당대표가 되면 당과 대통령과의 관계는 회복 불능이 되고 당은 사분오열 될 것이 불보듯 뻔하고, 우리는 민주당의 탄핵 공세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압박 수위를 올렸다.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에 출마한 장동혁 의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또다시 구태정치가 전당대회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 이젠 창의력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측은함마저 든다"며 "이것이 보수 정당의 품격입니까. 당대표가 되고자 하는 목적이 고작 한동훈이 당대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까. 연판장 꼭 돌리시고, 기자회견 꼭 하시고, 당원들로부터 판단 받으시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문자 읽씹 논란을 다루는 한 후보의 리더십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힘을 얻고 있다. 폭발력 높은 이슈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수수백 의혹을 두고 공적-사적인 관계로 선을 긋는 한 후보의 발언이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원외 인사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에게 혁신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줘야 하는데, 구태 계파 정치가 반복되는 측면으로 보일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후보의 약점으로 꼽혔던 대통령과의 관계가 이번 기회에 정리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후보가 용산과의 차별화를 통한 독자적 세력 확보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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