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은 SNS에 "일본대사관에서 일왕 생일파티 초대장을 보내왔다"며 "윤석열 정부 때부터 서울 한복판에서 기미가요를 연주한 그 생일잔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당연히 가지 않지만 누가 참석하는지는 지켜보겠다"며 "일본이 3년째 기미가요를 연주할 작정인지도 두고 보겠다"고 경고했다.
글과 함께 공개된 초대장에는 '일본 천황 생일을 맞아 일본 대사관은 리셉션에 귀사를 초대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행사는 다음달 19일에 열린다.
과거 일제 치하에서 고통받던 한국의 아픈 역사 때문에 일왕의 생일 축하 행사는 늘 논란을 야기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개최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2023년부터는 행사장에서 기미가요까지 연주돼 논란이 커졌다. 과거 주한 일본대사관은 반일 감정 등을 고려해 한국에서 기미가요를 연주하지 않았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을 시작한 2023년부터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당시 일본 대사관 관계자는 산케이신문을 통해 "(그간) 참석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배려해왔지만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대사관 주최 행사에서 국가 연주는 자연스러운 일이며 한일 관계 개선 흐름 속에서 이번에는 국가를 연주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미가요는 '일왕이 다스리는 세상의 영속을 기원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 군국주의를 찬양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해당 논란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지됐지만 1999년 다시 국가로 지정됐다.
여론이 좋지 못한 탓에 행사에 참석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꾸준히 나왔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보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은 과거 축하연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