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홀린 매운맛"… 농심·삼양 수출액 경신은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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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06. 오전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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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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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로잡는 K웨이브] ②농심·삼양식품
글로벌 공급량, 농심 27억개·삼양식품 34억개
[편집자주] 바야흐로 'K' 전성시대다. 한국 땅이 좁아진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속속 진출하며 글로벌 영토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농식품과 화장품 수출액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식품업계는 북미, 유럽 등 현지에 추가 공장을 건립해 생산라인을 늘리고 있다. 메인 유통 채널에 진입한 뷰티업계는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등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라면 제품이 해외를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라면 라이브러리에서 외국인 학생이 라면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뉴스1
K라면이 해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K라면 열풍의 중심에 있는 농심과 삼양식품은 해외 라면 매출액 최고치를 매년 경신하며 성장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과 삼양식품은 K라면에 대한 인기에 부응하는 생산량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농심은 현지 라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제2공장에 용기면 고속라인을 추가했다. 신규라인은 기존 원형 용기면인 큰사발면, 사발면과 함께 미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형태인 사각용기면도 생산할 수 있다.

농심은 올 상반기 '녹산 수출전용공장'(녹산 수출공장)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서는 공장은 올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녹산 수출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약 27억개의 글로벌 공급 능력을 갖춘다. 이는 기존 미국 법인(약 10억개)과 중국법인(약 7억개)을 합친 수치다.

유럽에서 판로를 확대한다. 올 상반기 유럽 판매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유럽 판매 법인을 설립하면 현지화된 영업 전략을 더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이 공장 증설과 현지 법인 설립 등을 통해 늘어나는 글로벌 라면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은 네덜란드 버스정류장 신라면 광고. /사진=농심
농심은 올해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농심의 해외 매출 비중은 37.7%다.

농심은 지난해 3분기 중국을 제외한 해외에서 고루 성장했다. 국내 수출(33.5%)을 중심으로 ▲미국(1.4%) ▲일본(20.3%) ▲호주(15.4%) ▲베트남(20.4%)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국가별 식문화를 고려해 신 브랜드 라인업을 확대하고 거래선 정비로 직거래 비중을 늘려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효과로 분석된다.

심은주 고찬결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농심 제품의 월마트 매대 이동, 신라면 툼바 중남미 확장 효과 등을 꼽으며 지난해 4분기와 올해 북미 법인에서 유의미한 성장이 있을 것으로 봤다. 이들은 "올해 연간 수출액은 전년 대비 31.1% 증가한 4200억원으로 추정된다. 내년 수출액은 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법인도 점진적 회복세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삼양식품, 해외 첫 공장으로 내비친 '자신감'


삼양식품이 밀양2공장에 이어 중국 현지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며 글로벌 수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삼양식품은 전 세계에서 불닭으로 히트를 하고 있다. 지난해 무역의 날 행사에서는 식품업계 최초로 7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6년 930억원이었던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2023년 8093억원으로 7년 만에 9배 가까이 뛰었다. 수출 비중 역시 26%에서 68%로 늘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총 9638억원의 수출액을 내며 수출 비중은 77%까지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밀양 2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밀양 2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하면 연간 생산 능력이 40%가량 확대될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최근 첫 해외 생산 기지로 중국 시장을 선택했다. 중국 상하이 인근 저장성 자싱시 식품산업단지에 현지 라면 공장을 건설하고 2027년부터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중국 공장 설립에 앞서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한다. 중국 공장이 완공되면 삼양식품의 연간 라면제조 생산 규모는 33억~34억개 수준으로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삼양식품이 미국 내 공장이 없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삼양식품은 미국·중국·유럽 등 타 지역 매출의 가파른 성장세로 리스크를 상쇄할 전망이다. 유럽 법인 역시 지난해 9월에 설립된 만큼 올해 현지 마케팅과 유통망 확보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중국 자싱 공장) 증설 규모는 올해 5월 가동 예정인 밀양 2공장의 증설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다. 최근 4개 분기 누계 중국법인 매출액(약 3700억원)의 2배 수준에 육박한 규모로 판단된다"며 "중국 내수 시장에서 2~3선 도시에 대한 공략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 등 불닭 볶음면의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여준 사례"라며 "밀양 2공장 증설로는 2027년 이후 수요 증가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셈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 유통망과 생산기지에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고 불닭볶음면 외의 포트폴리오도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다른 식품 제품의 맛 개발, 헬스케어 브랜드, 유튜브 콘텐츠 등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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