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기업 인사담당자(응답 120개사)를 대상으로 '2024년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를 진행한 결과 57.5%는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은 40.0%, 채용이 없는 기업은 17.5%였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와 비교하면 채용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17.5%)은 0.9%포인트 증가했고 미정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8.0%포인트 감소했다. 채용계획을 수립한 기업(42.5%)은 7.1%포인트 늘었다.
한경협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한 기업 비중(42.5%)이 작년(35.4%)보다 늘어난 것은 최근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확대하면서 대규모 인력을 정해진 기간에 뽑는 공개채용과 달리 채용시기·규모 등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채용계획 수립 부담이 완화된 영향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42.5%) 중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64.8%, ▲줄이겠다는 기업은 17.6%, ▲늘리겠다는 기업은 17.6%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수익성 악화·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경영(23.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부진(20.6%),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 어려움(17.5%) 순으로 응답했다.
신규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미래 인재 확보 차원(55.6%)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상황 호전(22.2%), ▲신산업 또는 새로운 직군의 인력수요 증가(11.1%) 등의 답변도 이어졌다.
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로▲수시채용 증가(21.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경력직 채용 확대(20.5%), ▲기업문화 적합도(컬쳐핏)에 대한 고려 증가(15.5%), ▲중고신입 선호 현상 심화(14.6%),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신기술 분야 채용 확대(13.2%) 등을 꼽았다.
응답 기업 10곳 중 7곳(70.0%)은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20.8%,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49.2%였다.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30.0%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신규채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 확보의 어려움'(35.5%)을, 직군으로는 '연구·개발직'(28.8%)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대졸 신규채용 증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 개선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고용 확대 유도(37.5%)를 꼽았다. 이어서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7.5%),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12.5%) 등을 답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 "신규채용 확대를 위해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입법 논의를 지양하고 각종 지배구조·진입규제를 완화함으로써 신산업 발굴과 기업투자·고용 확대를 유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