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5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지가변동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지가는 0.99%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0.76%) 대비 0.23%포인트, 지난해 상반기(0.06%) 대비 0.93%포인트 확대된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0.99%→1.26%)과 지방(0.37%→0.52%) 모두 지난해 하반기 변동률보다 높았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서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울(1.12%→1.30%) ▲경기(0.91%→1.26%) ▲인천(0.65%→0.96%) 순이었다. 수도권은 전국 평균(0.99%)을 상회했다. 앞서 서울 땅값은 주택 시장 침체기에 돌입한 2022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떨어져 지난해 상반기엔 하락 전환(-0.01%)했고 1년 만에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군·구로 세분화하면 ▲용인시 처인구(3.02%) ▲성남시 수정구(2.90%) ▲대구광역시 군위군(2.64%) 순으로 땅값이 올랐다.
지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는 개발 호재가 공통으로 지목된다. 지가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용인은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고 성남은 제3판교테크노밸리·신흥2구역(산성역자이푸르지오·4774가구) 등 개발이 예정돼있다. 군위는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 예정지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지가는 지난해 3월(0.008%) 상승 전환한 이후 16개월 연속 상승했고 최근 3개월 동안의 상승률은 ▲4월 0.178% ▲5월 0.183% ▲6월 0.190%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서울의 땅값 상승률은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의 두배 이상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은 0.55%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33층)는 34억3500만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2022년 4월·33억원)를 넘어섰다.
지난달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84㎡는 4개월 전의 기존 최고가(34억)보다 6억원 뛴 40억원대 거래가 다섯건이나 쏟아졌다.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14층)도 최근 20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이전 최고가 기록(2021년 10월·20억원)을 1000만원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집의 고정 비용이 '땅값'과 '건축비'라는 점에서 서울의 땅값 상승세가 아파트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한다.
정경진 밸류맵 시장분석팀장은 "땅값 상승 흐름과 더불어 건축비도 2배 이상 올랐고 서울은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 거의 없다"며 "기존 주택 가격도 신축 가격을 따라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봤다. 이어 "2022년 하반기부터 땅값이 하락해 2023년도 1분기 최저점을 찍었는데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보인다"며 "올해 거래가 확 늘지는 않았어도 줄지도 않았다. 땅값이 지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