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시세조종' 카카오 김범수 구속… 카카오뱅크, 주인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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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3. 오전 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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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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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구속됐다. 김 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됐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에스엠) 인수와 관련 재판에서 벌금형 이상을 처벌 받을 경우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바뀔 리스크가 커졌다. 카카오의 플랫폼 강점을 내세운 카카오뱅크의 경쟁력이 흔들릴 위기다.

23일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을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전날 오후 1시43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한 김 위원장은 '혐의를 인정하는지', '주식 흐름을 어떻게 보고받았는지'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김 위원장의 구속 심사는 약 4시간 만에 종료됐다. 검찰은 수백 쪽 분량의 자료와 의견서를 통해 김 위원장의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 심사를 마치고 나온 김 위원장은 '법정에서 어떻게 소명했는지', '투자 심의를 카카오톡방에서 보고받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를 인정하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검찰 호송차에 탑승,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해 대기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SM 경영권 확보 분쟁 과정에서 인수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원을 들여 SM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아 공시 의무를 어긴 혐의도 있다.

카카오 측은 "김 위원장은 SM 지분 매수에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가 없다"며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의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매수였다"고 해명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대주주 적격성 문제… 시계제로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카카오가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될 경우 보유주식 한도(10%)를 초과해 보유한 은행 주식을 처분하라는 명령 등을 내릴 수 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금융관련법령에는 자본시장법도 포함된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6%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김 위원장까지 구속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결격 위험은 더 커졌다. 직원과 회사에 함께 책임을 묻는 양벌 규정이 카카오 법인에 적용될 수 있어서다. 양벌 규정은 위법행위 당사자뿐만 아니라 일정한 관계가 있는 법인 등에도 형벌을 줄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카카오뱅크가 신청한 마이데이터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와 비금융신용평가업(전문개인신용평가업) 허가도 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보류 중이다. 신용정보법에도 대주주가 금융관계법률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에 상당하는 처벌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심사를 중단한 금융당국은 중간에 심사재개 여부를 검토했으나 카카오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심사중단을 지속했다. 현재 같은 상황에서는 신용카드업 등 신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는데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카카오의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다 볼 경우 한도 지분을 초과해서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면서도 "법원이 카카오 법인의 양벌규제를 적용할지 여부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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