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위고비에 다 뺏길라…비만약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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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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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비만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을 기반으로 먹는 약 등 편의성과 효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비만약을 개발 중입니다.

오늘(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의 오는 2028년 매출액은 480억 3천만달러(약 70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비만 치료제를 차세대 먹거리로 정하고 신약을 개발에 뛰어든 이유입니다.

속도내는 국내 제약사들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상용화를 앞둔 곳은 한미약품입니다. 2023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을 적응증으로 한 약물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습니다. 한국형 비만치료제로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주 1회 주사하는 제형으로, 체중 감소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LP-1 계열 약물은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체중을 줄이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구토, 설사 등 위장관 부작용이 종종 발생한다는 단점에 대해 회사 측은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돼 부작용 발생을 기존 치료제 대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HK이노엔이 개발 중인 비만약 '에크노글루타이드' 역시 주 1회 투여 치료제인 만큼 월 1회 투여 방식보다 편의성이 높습니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중국 제약사 사이윈드가 발견한 GLP-1 후보물질로, HK이노엔이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비만과 2형 당뇨병 임상 3상 시험 동시 돌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후보물질 발굴 단계부터 진행하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지만, 파트너사가 발견한 후보물질을 도입한 만큼 임상 3상까지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임상 3상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사 대신 먹고 붙이기 '차별화'
대웅제약은 GLP-1과 GIP 이중작용제 기반 '경구용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GLP-1과 GIP는 혈당과 체중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입니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 상승을 막고 식욕을 억제해 포만감을 느끼게 합니다. GIP는 인슐린 분비를 도우면서 동시에 지방 에너지 소비를 촉진합니다.
대웅제약 계열사 대웅테라퓨틱스는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활용해 피부에 붙이는 형태의 패치형 GLP-1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니들은 매우 작은 바늘로 이뤄져 있어 환자 편의성이 크게 늘어납니다.

일동제약도 먹는 비만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GLP-1 관련 약물의 임상 1상 후속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몸속에서 인슐린의 합성·분비, 혈당량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식욕 억제 등으로 GLP-1 호르몬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비만 아닌데…오남용 '골머리'
현재 국내에서 비급여로 처방되는 위고비 국내 공급가는 약 37만원으로, 병원 처방 시 환자 부담 가격은 1개월에 70~80만원 선입니다. 1년치를 계산하면 약 1천만원에 달합니다. 위고비의 성공 사례를 보고 국내외 많은 기업이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향후 더 많은 비만치료제가 출시되면 약물의 공급 가격도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당뇨병이나 비만 치료보다는 단순히 다이어트 등의 미용 목적으로 오·남용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국내에서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은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1(GLP-1) 주사제는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호르몬입니다. 체내에서 인슐린 합성·분비와 혈당량 감소에 관여한다는 이점 덕분에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체중 감소 효과도 입증되며 비만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장된 겁니다.

부작용의 89%가 변비 설사 복통 등 위장관계 증상이고, 급성 췌장염, 담석·담낭염 등이 보고됐습니다. 최근 자살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나왔습니다. 처방권고대상이 아닌 사람이라면 신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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