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CEO 소집한 이복현…'부동산 쏠림·안일한 관행' 비판

입력
기사원문
김동필 기자
TALK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 CEO와 만나 안일한 업계관행을 비판하면서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또 부동산과 대체투자 위주의 쏠림투자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나 빅데이터 등 혁신기업에 대한 양질의 투자도 요청했습니다.

이 원장은 오늘(3일) 16개 증권사 CEO,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자본시장 선진화 및 증권업계의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간담회에는 이 원장과 황선오 부원장보,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미래에셋·NH·한투·삼성·KB·신한·메리츠·하나·키움·대신·교보·한화·카카오·토스·JP모간·UBS 등 국내외 16개 증권사 CEO가 참석했습니다.

"부동산 PF등 손쉬운 영업관행 탈피해야"
이 원장은 "고금리·고물가와 같은 어려운 여건이 지속되고 있고, 인구감소·고령화·기후변화로 장기 성장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시장의 대개혁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라면서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상속세 완화를 비롯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 구축, 금투세·배당세와 같은 자본시장 세제 합리화 등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가 논의돼 늦어도 하반기 중에는 사회적 총의를 모아 해결돼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실리콘 밸리식 'Move Fast & Break Things'가 필요한 시기라고 역설했습니다.

Move Fast & Break Things란 페이스북 기업문화를 표현한 핵심가치 중 하나로 무언가 깨뜨릴 정도로 빠르고 과감하게 행동하여 낡은 것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원장은 "증권사가 단순 브로커가 아닌 신뢰받는 페이스메이커가 돼야 한다"라면서 "우선 혁신기업 발굴과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기업의 밸류업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한국판 엔비디아 발굴을 위해서는 그동안 부동산 PF 등 손쉬운 수익원을 찾았던 증권업계 영업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라면서 "따라하기식 투자결정으로선량한 투자자의 피해를 유발했던 부동산·대체투자 위주의 쏠림투자에서 벗어나 AI·빅데이터 분야 등 혁신기업에 대한 양질의 자금을 공급하는 핵심공급자 역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재받은 임직원, 이직해 같은 업무 종사…내부통제 강화해야"
또 매력적인 투자환경 조성도 주문했습니다.

이 원장은 "금융투자상품의 다양화·디지털화를 통해 매력적인 투자환경 조성해 투자자 선택권을 늘려야 한다"라면서 "개인투자자의 신뢰 제고를 위한 공매도 전산시스템과 제도개선안이 원활히 안착되도록 CEO의 책임감있는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촘촘한 내부통제를 기반으로 건전한 조직문화 정립에도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는 "불법행위로 제재받은 임직원이 다른 회사로 이직해 동일업무에 종사하는 등 안일한 업계관행으로 사적이익 추구와 같은 고객에 대한 신의성실의무를 훼손하는 사고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라면서 "CEO가 내부통제의 최종책임자로서 업계질서를 바로잡고 금융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끝으로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률을 위해 사업장에 대한 면밀한 사업성 평가와 충분한 충당금 설정 등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는 한편, 시장불안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리스크를 관리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금투세, 문제 많아 원점 재논의해야…밸류업, 적극적인 세제혜택 필요"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 CEO들은 금투세 원점 재논의와 밸류업 세제 혜택 마련,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혜택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금투세와 관련해선 ▲세금 납부 불편으로 인한 중소형 증권사의 고객이탈 우려, ▲기관간 정보공유 한계로 정확한 손익계산 어려움, ▲원천징수 방식으로 인한 투자재원 감소와 같은 투자자 불편 등 투자자와 자본시장, 업계 등 각각의 측면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다수의 증권사들은 "세부적인 징수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시스템 보완이 사실상 곤란하다"라면서 "내년에 바로 시행하는 것은 실무적으로 어렵고, 보완이 된 후 시행시기 등을 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일부는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을 야기하므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원점에서 재논의돼야 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증권회사도 상장사로서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에 솔선하여 참여할 계획"이라면서도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상속세나 법인세, 배당세 완화 등 보다 적극적인 세제혜택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냈습니다.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에 대해선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라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ISA 계좌 활성화를 위해 장기보유 실효세율 감면이나 공제범위 확대와 같은 정부 차원의 세제 혜택이 강화돼야 한다라고 제안했습니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 선진화는 주요 운영주체인 증권사가 정부 및 금융당국과 함께 줄탁동기(병아리가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의 정신으로 노력해야 이뤄질 수 있다"라면서 "오늘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 및 건의사항에 대해서는 향후 감독업무에 적극 반영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신의 제보가 뉴스로 만들어집니다.SBS Biz는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홈페이지 = https://url.kr/9pghjn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