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장·이사 등 일부 임원들 주식 매도
주주들 “오인 매수세에 개인적 이익” 비판
코스닥 상장사 노브랜드가 지난 23일 신세계 호재에 ‘반짝’ 급등하자, 일부 회사 임원들이 보유 지분을 매도해 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는 소식에 신세계그룹주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는데, 투자자들이 의류 제조업체 개발 생산(ODM) 전문 기업 노브랜드를 신세계 계열사인 노브랜드(NO BRAND)로 오인하고 매수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오른 상황이었다.
투자자들은 기업가치 제고에 앞장서야 할 임원들이 오인 매수세를 이용해 개인적인 이익을 취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노브랜드 부사장인 고모씨는 이달 23일 두 차례에 걸쳐 노브랜드 주식 1만6621주를 약 1억5000만원에 장내 매도했다. 앞서 고 부사장은 이달 19일 무상증자로 인해 신주 3만2주를 1주당 8870원에 받은 상황이었다. 신주로 취득한 주식들을 절반 이상 팔아치우면서 차익을 챙겼다.
이달 23일 노브랜드는 신세계 호재에 덩달아 수급이 쏠리면서 주가가 장 중 25% 급등한 973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수급이 진정되면서 상승 폭이 줄며 6.30% 오른 827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 부사장을 비롯해 상무로 재직 중인 강모씨도 자사주 3412주를 1주당 9260원에 매도해 3200만원을 손에 쥐었다. 비등기임원인 이모 상무도 23일과 24일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 3418주를 3140만원에 팔아치웠고, 이사인 임모씨는 그보다 적은 자사주 102주를 23일 약 100만원에 매도했다.
회사 임원들이 보유 중이었던 자사 주식을 단순히 매도한 점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는 이달 초 무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하던 상황에 회사의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야 할 임원들이 단기적인 주가 급등을 매매차익을 얻을 기회로 삼았다며 비난했다.
투자자들은 종목토론방 등에서 “정용진 호재에 임원들만 이익”, “임원들이 주식을 연달아 팔아치운 게 회사 신뢰를 깎아 먹는 행위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이달 4일 노브랜드는 장 마감 후 100% 무상증자 발표를 했는데, 이후 주가는 9596원(수정주가 적용)에서 이날 기준 7840원으로 18% 넘게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