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달러인덱스 108 넘겨… 2022년 이후 최고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 1460원을 돌파하면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환율은 오전 10시 12분 기준 1463.9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2원 내린 1455.2원에 개장한 후 곧바로 상승해 1460원을 넘겼다.
주간거래에서 환율이 장중 1460원을 넘긴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3월 16일(1488원) 이후 처음이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3월 20일(1472원)이 마지막이었다.
정국 불안이 지속되면서 원화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날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 추천 몫인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할 경우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한 대행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규정에 따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을 이어받는다.
대외적으로는 달러 강세 추세가 지속되면서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포(dot plot)에서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축소하면서 강(强)달러를 촉발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8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108을 넘어선 것은 연준이 한창 기준금리를 올리던 때인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아시아 통화는 줄줄이 약세다. 달러·엔 환율은 157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30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영향을 주며 달러 강세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강달러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면서 “달러 강세는 아시아 통화의 상대적 약세를 야기하며 원화의 약세를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비상계엄이 해제되고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며 원화 약세도 진정될 기대감이 있었으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추가 탄핵 이슈와 국정협의체 출범 등 정치권 잡음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1450원 이하로 진정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