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스타트업 해외 진출 창구 된 ‘창구’… 韓 정부와 6년째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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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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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구글 ‘창구’ 프로그램 실무진 3人

(왼쪽부터) 구글코리아 이은주 BD(비즈니스 디벨롭먼트) 매니저, 박근난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 함은혜 디벨로퍼 마케팅 매니저. /구글코리아

구글이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과 함께 운영하는 ‘창구(ChangGoo)’는 K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는 기회의 문이다. 창구는 국내 중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게임 개발사가 사업을 고도화하고 벤처캐피털과 교류하도록 지원한다. ‘창업’과 ‘구글플레이’의 앞 글자를 따서 창구라고 작명했다. 2019년 1기부터 작년 5기까지 총 460개 개발사가 참여했다. 올해도 100개의 개발사가 6기로 활동 중이다. 창구를 거친 기업은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창구 5기 기업의 프로그램 참여 기간 앱 신규 다운로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6% 증가해 총 1400만 건에 달했다. 1~5기 참가 기업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1476억원이다.구글코리아에서 창구 운영을 담당하는 박근난·함은혜·이은주 매니저를 7월 19일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만났다. 박 매니저는 창구 실무 리드로서 프로그램 전반의 계획을 수립하고 운영한다. 함 매니저는 개발사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한다. 1기부터 6기까지 매년 창구 담당자로 활동했다. 이 매니저는 구글플레이를 통해 국내 개발사가 사업적으로 성장하고 해외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창구 프로그램 실무진인 이들은 “양질의 앱이 많아지면 앱 플랫폼인 구글플레이의 생태계가 건강해진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창구의 성과는.

박근난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이하 박근난) “구글은 이전에도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Google for Startups Campus)’ 등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각국에서 운영해 왔는데, 정부와 손잡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한국의 창구가 처음이다. 창구는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과 함께 시작한 프로그램인데, 현재는 구글 본사도 많은 관심을 두고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본사에서도 창구를 한국어 발음 그대로 ‘창구’라고 부른다.

6월에 열린 ‘2024 창구 알럼나이 데이(총동창회)’에서 김동우 에이블게임즈 대표가 연사로서 말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창구가 영화 ‘반지의 제왕’ 속 간달프처럼 등장해, 회사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는 것이었다. 사업 초기(early stage·얼리 스테이지) 단계 스타트업이 창구에 참여하는 것을 회사의 단기 목표로 삼기도 한다. ‘차이팡 키즈’를 개발한 박정연 위크리프 대표는 창구 6기로 참여하며 ‘창구는 사업 초기부터 회사의 목표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창구는 스타트업에 ‘구글 인증 마크’를 받을 수 있는 유용한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다. 6년째 정부와 단단한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은주 BD(비즈니스 디벨롭먼트) 매니저(이하 이은주) “창구 4기로 참여한 에이블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달토끼 키우기’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성장하는 것을 단기 목표로 삼고 있었다. 창구 프로그램을 기점으로 구글플레이와 협업을 통해 지금은 일본과 대만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양국 구글플레이 스토어 인기 순위 1위 및 글로벌 다운로드 100만 이상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창구에는 아직 앱을 출시하지 않은 단계의 스타트업도 참여한다. 모녀가 공동 대표인 진로 멘토링 플랫폼 큐미트(Qmeet)는 창구 프로그램 참여 당시, 구글플레이에서 제공하는 컨설팅을 거쳐 앱의 베타 서비스 출시를 준비했다.”

함은혜 디벨로퍼 마케팅 매니저(이하 함은혜) “창구 프로그램은 해외로도 수출됐다. 인도 정부와 구글 인디아는 창구를 벤치마킹해 인도 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앱스케일 아카데미(Appscale Academy)’를 2022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창구는 2019년 행정안전부 ‘정부 혁신 우수 사례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지난 6월엔 생태계 활성화 기여 공로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대외적으로 우수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창구 참여 기업의 주 고민은 무엇인가. 구글은 어떻게 돕고 있나.

박근난 “창구에 지원한 스타트업의 공통 고민은 해외 진출이다. 어느 국가에 진출할지, 해당 시장 유저가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현지화할지를 고심한다. 개발사가 갖고 있는 다양한 고충과 심화된 고민을 마케터로서 혼자 해결하기 어려울 때는 전문성이 있는 다른 구글러(googler·구글 직원)를 만나도록 연결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이라면, 구글 내 AI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것이다. 구글러는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을 돕고자 하는 열망을 보유하고 있다. 양질의 앱이 많아지면 앱 플랫폼인 구글플레이의 생태계가 건강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애초 구글러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많기도 하다.”

이은주 “앱이 시장에 나온 지 10년이 넘었다. 많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서비스가 앱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자사 서비스나 콘텐츠가 가진 가치를 고민하고,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을 명확하게 선정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시작하는 스타트업이고, 한국인 조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먼저 출시해야 한다고 고정관념을 갖는 기업이 아직 있다면 영역을 넓혀 글로벌 시장 전체를 바라보길 추천한다. 구글플레이의 플레이 콘솔(Play Console)은 개발사가 해외시장에 앱을 출시할 때 앱 소개 페이지의 여러 버전을 테스트해 가장 효과적인 버전을 찾거나 국가별 최적의 가격을 테스트하는 등 목표로 하는 시장에 가장 매력적인 가격과 콘텐츠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구글의 AI인 제미나이도 플레이 콘솔에 적용돼, 개발자들은 손쉽게 앱 소개 콘텐츠를 현지화할 수 있다. 창구를 거친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SNS) 앱 커넥팅과 캐주얼 및 미드코어 장르에 주력하는 게임사 플레이하드 등은 해외시장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구글코리아

가까이서 K스타트업을 바라보며 느낀 점은.

함은혜 “창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AI를 사용하는 기업이 별로 없었다. 1~2년 전부터 매우 많은 기업이 AI를 활용하고 있다. 올해 6기는 34%가 AI 관련 기업이다. 작년의 두 배다. 스타트업 창업자의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특징이다. 연령대와 성별이 다양하고, 직업도 학생·연구자·개발자·약사 등으로 다양하다. 창구 6기의 최연소 대표이사(CEO)는 2000년생이다. 창업에 대한 벽이 다소 허물어진 것 같다.

디벨로퍼 마케팅팀원은 개발자를 ‘우리의 스타’라고 부른다. 다양한 앱이 구글 플랫폼에서 성장하고 성공하는 건 구글플레이의 성공과도 연결된다. 스타트업이 스타로 빛나게끔 돕는 역할은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 데서나 할 수 없는 감사한 역할이다.”

이은주 “창구는 구글이 스타트업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지만, 서로 배우는 것도 많다. 함께 성장하며 상생한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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