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은 불법 해외 체류, 국외여행허가 의무 위반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부실학회에 논문 초록을 제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후보자의 장남은 해외에 체류하며 병역을 미루다 질병을 이유로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2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유 후보자는 2017년 와셋(WASET·세계과학공학기술학회)이 주최한 국제학술대회 ‘자기 및 자성체 국제 콘퍼런스’에 논문 초록을 발표했다.
부실학회는 비용만 내면 학술대회나 학술지에 쉽게 논문을 발표할 수 있게 돕는 사실상 영리 단체다. 튀르키예의 학술단체인 와셋은 대표적인 부실학회 중 한 곳으로 꼽힌다. 2018년 국내 연구자들이 실적을 올리려고 부실학회에 논문을 발표한 것이 드러나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와셋 외에도 오믹스(OMICS), 월드리서치라이브러리(WRL) 같은 곳들이 부실학회로 지목됐다.
유 후보자가 부실학회에 논문 초록을 제출한 것은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의 조사로 확인됐다. 정부는 당시 국내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해 1317명을 적발했다. 정부는 적발된 연구자의 소속 기관에 연구 윤리와 규정 위반을 조사해 징계할 것을 지시했다. 유 후보자는 당시 재직 중이던 서울대에서 경고 처분을 받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후보자가 학회에 초록을 제출했던 것은 부실학회였던 것을 몰랐기 때문”이라며 “연구를 진행한 제자가 학회에 참석한 이후 이상함을 느껴 정식 논문을 발표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 자체에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니다”면서도 “후보자도 연구책임자로서 책임감을 느껴 처분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였다”고 했다.
유 후보자의 자녀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도 제기됐다. 이날 국회에 따르면 유 후보자의 장남은 2013년 1월 1일부터 2013년 2월 22일까지 국외 불법 체류로 병역판정 검사를 받지 않았다.
2006년부터 유학과 단기 여행을 이유로 합법적인 연기를 했으나 2013년에는 연기 사유가 없음에도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검사를 받지 않아 ‘국외여행허가 의무 위반’으로 분류됐다. 이후에는 질병을 이유로 검사를 연기하다가 2014년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 전시근로역은 징병되지 않고 전시에만 군사지원업무에 투입되는 인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후보자의 장남은 미국 유학기간 중 질병으로 입원해 귀국이 늦어졌다”며 “청문회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힐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2019년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였던 조동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도 부실학회인 오믹스가 주최한 학회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 교수는 부실학회 참석과 함께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같은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며 청와대가 장관 지명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