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구속에 어깨 무거워진 정신아… 전문가들 “공동대표 등 경영 체제 개편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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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4.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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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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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협의체, 정신아 단독 의장 체제로 변화
김범수 구속으로 대형 투자·M&A 등 영향
“위기관리·기술경영 등 전담할 인물 필요”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6월 데이터센터 프레스투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카카오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SM엔터테인먼트(SM)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되면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의 부재로 내부 쇄신은 물론 신사업 추진 동력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정 대표가 사태 수습과 경영 안정화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신아, 쇄신 작업·성장동력 확보 이끌어야

카카오는 이날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총수인 김 위원장의 부재로 그룹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정 대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지난 3월 취임한 정 대표는 카카오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에서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쇄신 작업과 함께 AI(인공지능) 서비스 등 신성장 동력 확보, 글로벌 사업 확장을 홀로 진두지휘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 내부는 김 위원장의 영장 기각을 기대했던 만큼 예상치 못한 구속 소식에 어수선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주가도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5% 넘게 급락했다.

업계에선 김 위원장의 구속이 카카오의 주요 경영 전략과 투자 활동에 제약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비상 경영을 선언하며 자율 경영 체제에서 중앙 집권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중심에 있던 체제는 그의 부재로 중요한 의사 결정이 지연되고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형 투자, 인수합병(M&A),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등 그룹의 장기적인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는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이다 보니 서비스의 선택과 집중이 현장 중심 제조업보다 더 중요하다. 김 위원장의 부재는 기업 존립에 위험 신호”라며 “지속경영을 위한 전략적인 투자와 선택이 상당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지난 18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CA협의체 위원장들을 모아 임시 그룹 협의회를 진행한 것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김 위원장은 “그룹 쇄신과 AI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공동 대표 등 경영체제 개편 불가피”

정신아 대표는 김 위원장의 부재 속에서 AI와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해 카카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최근 AI 전담 조직을 꾸리는 등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나, 아직 취임 이후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경영 체제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과거처럼 공동 대표 체제 등 다양한 방법을 구상해야 할 시점이란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창업자이자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김 위원장이 벌려 놓은 사업이 많은 상황”이라며 “당분간 정 대표의 역할이 강조되겠지만 외부에서 영입되어 온 만큼 김 위원장의 역할을 100%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가 신사업과 경영 쇄신에 집중할 수 있게 기업 위험 관리를 전담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물을 추가적으로 선임해야 한다”고 했다.

홍 교수는 “IT 산업은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경영 전략을 세밀하게 세우는 것에 한계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추가적인 경영 개편으로 기술 기반 경영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하지 않으면 현재 위기를 헤쳐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다시 계열사별 독립 경영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김 위원장이 다시 계열사들 CEO들한테 전권을 위임하는 동시에 이사회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대신 과거처럼 측근 위주의 회전문 인사가 아닌 진짜 전문가를 데려와 혁신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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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부 통신인터넷팀에서 통신·모바일·포털·클라우드 취재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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