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일임 성장세인데… 랩·신탁 돌려막기에 발목 잡힌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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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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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일임사의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채권형 랩어카운트(랩)·특정금전신탁(신탁) 돌려막기 사태로 증권사의 일임계약 규모는 2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금융감독원 여의도 본원 /뉴스1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투자자문·일임사는 724사로, 전년보다 44사 늘었다. 이 중 겸영은 318사, 전업은 406사다.

이들의 계약고는 719조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2% 증가했다. 자문계약고는 16.3% 감소한 30조1000억원이었으나 일임계약고가 2.1% 늘어난 689조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계약고는 증가했다.

겸영 투자자문·일임사의 총 계약고는 699조5000억원이다. 지난해 3월보다 1.1% 증가했다. 자산운용사가 606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사 91조2000억원, 은행 1조5000억원 순이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들의 수수료 수익은 전년보다 7.7% 증가한 8662억원이다.

증권사의 일임계약고만 보면 지난해 109조8000억원에서 올해 89조9500억원으로 감소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금리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일임형 랩 손실 등으로 일임계약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랩·신탁은 증권사가 알아서 고객의 계좌를 운용하는 상품으로 통상 3~6개월의 단기 상품이라 수익률이 높지 않다. 증권사는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랩·신탁의 만기보다 더 긴 채권을 담았다.

문제는 2022년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사태가 터지면서 발생했다. 채권을 내놔도 시장에서 팔리지 않자 증권사들은 랩·신탁 만기 고객의 자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여러 증권사는 만기가 도래한 고객의 채권을 다음 고객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돌려막았다. 현재 9개 증권사가 적발됐으며 금감원 제재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전업 투자자문·일임사의 자문·일임 총 계약고는 지난해 3월보다 2.5% 늘어난 19조6000억원이다. 이들의 수수료 수익은 같은 기간 22.3% 성장한 1533억원을 기록했다. 고유재산을 운용한 데 따른 손익은 지난해 마이너스(-) 174억원에서 올해 92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전업 투자자문·일임사의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당기순이익은 329억원이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4.0%로, 전년 동기보다 11%포인트(p) 올랐다. 전체 406개사 중 218개사는 흑자를 냈고, 188개사는 적자를 냈다. 흑자 회사 비율은 전년 21.2%에서 올해 53.7%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의 일임재산 운용 규모는 6조7000억원이다. 유가증권 규모는 지난해 3조5797억원에서 올해 5조8806억원으로 늘었고, 예치금과 환매조건부채권(RP)는 같은 기간 5130억원에서 6719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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