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식지원 종료에 아리셀 유족과 공무원 충돌… 공직사회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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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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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지원 종료에 항의하려 시장실 진입 시도
가로막는 공무원과 충돌... 직원 등 4명 부상
”공무원노조, 민주노총 탈퇴해야” 요구 확산

독자 제공. /연합뉴스

경기 화성 리튬전지 제조공장 아리셀 화재 유족이 화성시의 숙식 지원 종료 방침에 항의하려 시장실로 진입하려다 이를 가로막는 공무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이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공직 사회가 분노에 휩싸였다. 민주노총 관계자가 ‘아리셀 대책위원회’에 참석해 있는 만큼,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확산되고 있다.

10일 화성시에 따르면, 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익명의 공무원이 쓴 ‘우리도 자존심이란 게 있으면’이란 글이 전날 올라왔다. 글쓴이는 “우리 시는 직원들 밤낮으로 고생하면서 (유족)편의를 봐주고 지원했는데, 이렇게 사람 폭행하는 거 보면 오늘 분향소 다 철거하고 지원 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글 말미에 ‘우리 직원 폭행당하는 영상’이라는 유튜브 동영상 주소까지 남겼다.

현재 이 글은 이날 오전 기준 20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95개의 댓글과 298개의 추천을 받았다. 공무원들은 댓글을 통해 “우리는 맨몸으로 당해야 하는 겁니까” “정말 자존심 다 무너졌습니다” “근조 리본 달지 않겠습니다. 강요하지 말아 주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분노는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요구로 이어졌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무원노조 화성시지부에 소속된 일부 공무원은 “아리셀 대책위에 민주노총 관계자가 포함된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탈퇴하자”고 했다. 댓글에는 “민주노총에 돈 1원이라도 들어가는 거 못 보겠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2일 경기도 화성시청에 설치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추모 분향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공무원노조 화성시지부장은 “폭행 사고로 인해 상처 입으신 조합원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대책위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가해자의 사과와 재발 방지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지부는 어떤 단체든 조합원에 대한 불법행위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전날 개최한 추모제에서 충돌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공무원뿐만 아니라 유족들도 부상을 입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유족과 노동·시민단체는 박순관 아리셀 대표와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 아리셀 안전보건 관리책임자와 감독자, 인력 공급업체 메이셀 대표 등 5명을 고소·고발했다. 이들은 이미 형사 입건된 상태지만, 고소·고발인 자격으로 수사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고소·고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등 23명이 지원하기로 했다. 민변 노동위원장인 신하나 변호사는 “회사와 그 경영진의 지속적인 법 위반과 안전 경시의 결과라고 확신한다”며 “이번 고소·고발이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은 물론 향후 유사한 참사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단체들은 경찰과 노동 당국에 아리셀과 에스코넥의 관계, 과거 화재 사고 이후 개선 조치 여부, 리튬 일차전지 취급 관련 안전 규정 준수 여부,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적절성 검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안전 조치 실태 조사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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