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백종원 더본코리아… “사업 구조적 문제, 위법 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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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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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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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 본사 매출 803% 늘 때 가맹점은 반 토막
“가맹점 매출 감소… 본사의 관리 소홀 탓”
연돈볼카츠 영업서 공정위에 불공정 신고도
더본코리아 “허위·과장… 법적 대응 적극 진행 예정”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더본코리아에 대해 사업의 구조적인 문제와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 영업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본코리아는 요리연구가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회사로 2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9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참여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은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더본코리아 가맹사업 문제점 분석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발표했다. 이들은 더본코리아의 외식 가맹 브랜드 50여 개의 정보공개서를 분석했다.

이들은 더본코리아가 정보공개서 등록제도 도입(2008년) 이후 50개의 외식 브랜드를 만들었으나 현재 25개만 생존해 있는 점. 가맹본부 매출액과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이 반비례 관계에 있는 점. 가맹점 매출액·영업 기간이 짧아지고 있는 점 등을 들어 더본코리아의 사업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맹점 매출 주는데 본부 매출은 늘어

이들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2008년 이후 백종원의 원조쌈밥집·빽다방·홍콩반점 등 가맹사업 브랜드 50여 개를 등록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도두반점·홍마반점0410·대한국밥 등 25개 브랜드는 자진 취소하고 가맹사업을 철수했다.

협의회는 프랜차이즈 부문 매출이 큰 더본코리아가 문어발식 확장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가맹 사업을 영위하는 전체 가맹본부 수는 8759개이며 브랜드 수는 1만2429개로 가맹본부당 약 1.4개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사업 부문 매출은 371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1%에 달한다. 유통 사업 부문(가맹점·개인 등에 식자재 유통)은 296억원으로 전체의 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본코리아는 2022년 말에도 신규 브랜드를 낸 만큼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가맹점 연평균 매출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맹점 수가 증가하면서 가맹본부의 매출은 증가해 가맹점 매출과는 반비례 관계인 것으로도 드러났다.

더본코리아의 가맹본부 매출액은 2010년 430억원에서 지난해 3881억원으로 803% 증가했지만,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액은 같은 기간 약 9억원에서 4억원 수준으로 55.8%나 감소했다. 해당 기간 더본코리아의 가맹점 수는 247개에서 2785개로 1027.5% 증가했다.

이는 전체 가맹본부 총매출액과 전체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 추이가 정비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협의회는 주장했다. 협의회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가맹본부 총매출액은 2013년 48조원에서 69조원으로 42.9% 증가했고, 전체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도 같은 기간 3억원에서 4억원으로 40.7% 늘었다.

협의회는 또 더본코리아의 가맹점 영업 기간이 3.1년으로 전체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장 영업 기간(7.7년)보다 짧은 점. 더본코리아가 신규 가맹점을 출점할수록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이 감소하는 점. 빽다방을 제외한 브랜드들이 설립 초기와 비교해 매출이 감소하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정종열 협의회 자문위원장은 “일반적으로 가맹사업은 가맹점의 매출이 늘어야 가맹본부의 매출도 늘어나는 반면 더본코리아는 그렇지 않다”면서 “가맹점 창업 이후 본사의 지원이나 지도 등이 부족해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더본코리아가 개점 초기 가맹점으로부터 가맹비·인테리어 등의 개점 이익을 거둔 이후 관리에는 소홀하다는 것이다.

연돈볼카츠 영업서 가맹사업법 위반 지적도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가맹사업 문제점 분석 발표 기자간담회에 관계자들이 참석해 있다. /양범수 기자

이날 회견장에서는 더본코리아가 연돈볼카츠 가맹점 영업 과정에서 허위·과장된 예상 매출 정보를 제공하거나, 가맹점에 거래 물품의 가격을 구속함으로써 가맹사업거래의공정화에관한법률(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재승 민변 변호사는 “더본코리아는 가맹계약 체결 시 월 1700만원이라고 적힌 예상 매출액 산정서를 제공했다고 하지만, 영업 담당자는 점주들에게 예상 매출액이 3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면서 “더본코리아가 수익을 위해 허위·과장된 정보를 제공해서라도 가맹점주들을 끌어들이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맹사업법은 사실과 다르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사실을 부풀려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를 한 가맹본부에 대해 매출액의 2%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는 해당 사안 등으로 더본코리아를 공정위에 신고한 상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수십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 셈이다.

이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본코리아 피해상담센터’를 개설하기로 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더본코리아의 외식 브랜드 50개 중 25개가 문을 닫은 상황이라면 영업환경이 어려운 것이 가맹점주의 탓이라고만 보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더본코리아 사업의 구조적 문제라고 보고 가맹점주님들의 제보를 받을 계획”이라고 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5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전액 신주 발행 형태로 IPO에 나서며 상장 예정 주식 수는 1346만6030주, 공모 예정 주식 수는 200만 주다. 상장 심사 과정이 2~3개월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올해 하반기 증시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 협의회 자문위원장은 “더본코리아의 사업 구조적인 문제나 공정위에 신고한 불공정 행위 등이 IPO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상장사로서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고려 사항이 될 수는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당사의 브랜드 10개는 출시된 지 4년이 지나지 않아 영업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게 나타날 수밖에 없으며, 브랜드 매출이 감소한 이유는 전체 브랜드 가맹점 가운데 소규모 가맹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2010년에는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등 80평 이상의 매장이 필요한 브랜드가 가맹사업의 중심이었다면 2015년 빽다방이 출시한 이후 중소형 점포에 적합한 브랜드가 중심 사업이 되면서 가맹점들의 매출 기조도 달라졌다는 것이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반하지 않은 주장으로 당사와 가맹점주의 영업·신용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어 권리 보호를 위해 사실과 다른 허위·과장, 악의적인 주장에 대해 법적 대응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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