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청역 역주행 車 스키드 마크 없다… 호텔 출입구부터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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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3. 오후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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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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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시간 만에 ‘스키드마크 있다→없다’ 정정
“유류물 흔적을 스키드마크로 오인”
혼란 야기 비판 커져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한 남성이 몰던 차가 인도로 돌진해 15명의 사상자가 발생,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일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현장에서 가해 차량의 스키드 마크(Skid Mark·타이어 밀림 자국)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3일 ‘스키드 마크가 발견된 게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스키드 마크가 급발진 단서가 아니냐는 부분은 맞는 얘기”라면서도 “특정 방향성을 갖고 수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고기록장치(EDR),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실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주행 전 구간에서 스키드 마크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가해 차량 운전자 차모(68)씨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거나 약하게 밟아 급제동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앞서 경찰은 브리핑에서 “마지막 사고 지점과 정차 지점에서 스키드 마크가 남아있는 것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가 불과 1시간 뒤 “스키드 마크가 아니라 유류물 흔적이었다. 착오였다”며 뒤늦게 정정했다. 충돌 사고 충격으로 부동액이나 엔진오일 냉각수가 흐르면서 생긴 단순한 유류물 흔적을 스키드 마크로 오인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급발진 여부를 가릴 핵심 단서를 신중하게 확인하지 않고 사실과 다르게 발표해 시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스키드 마크가 발견되지 않은 것과 더불어 가해 차량은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로 진입하기 직전 속도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고 차량이 호텔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나와 약간의 턱이 있는 출입구 쪽에서부터 가속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고 속도가 어느 정도였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수사 중이어서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주요 참고인 조사를 시작하고 물증을 확보하는 등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해 차량인 제네시스 G80과 피해 차량인 BMW, 소나타의 블랙박스 영상, 호텔 및 사고 현장 주변의 폐쇄회로(CC)TV 등 자료 6점을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했다. G80의 액셀과 브레이크 작동 상황이 저장된 EDR 자료도 국과수에 보냈다. 국과수 정밀 분석에는 통상 1~2개월이 소요되지만, 이번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분석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EDR 기록을 확보해 자체 분석하는 과정에서 운전자 차씨가 사고 직전 액셀을 강하게 밟았다고 1차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 과장은 “EDR 기록 등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국과수 분석 결과 등을 최종적으로 보고 말씀드리는 게 맞는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가해 운전자 차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담당 의사로부터 차씨의 건강 상태에 관한 설명을 들었으며 아직 상태가 좋지 않아 정식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차씨는 갈비뼈가 골절됐다. 정 과장은 “피의자의 몸 상태가 호전되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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