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나스닥 첫날 ‘잭팟’…9.5% 올라 시총 4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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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나스닥 첫날 ‘잭팟’

한국을 ‘웹툰 종주국’으로 이끈 네이버웹툰이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숏폼 등 다양한 콘텐트의 경쟁이 계속되는 글로벌 콘텐트 시장에서 네이버웹툰이 ‘웹툰’이라는 무기로 성장과 기술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에 상장한 네이버웹툰의 모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종목명 WBTN)는 거래 첫날 공모가보다 9.5% 높은 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준 기업 가치는 약 29억 달러(3조9976억원)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증시 개장 직후 공모가보다 0.3달러 높은 21.3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정오를 넘어선 직후엔 23.02달러까지 오른 뒤 등락을 거듭했다.

네이버웹툰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보통주 1500만 주를 발행, 공모가 기준 3억1500만 달러(약 44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상장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네이버웹툰을 ‘아시아의 디즈니’로 키우겠다며 목표로 잡은 기간이 36년인데, 이제 절반 조금 지났다”며 “한국에서 시작한 사업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인정받았고, 미국 투자자로부터 성장성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 말한 ‘디즈니’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지식재산(IP) 확보와 이를 전 세계로 배급할 수 있는 배급망을 갖추는 것이다. 현재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 플랫폼에서 연재되는 작품은 총 5500만 편에 달한다. 김 대표는 “수많은 개인 창작자가 있기에 그간 좋은 IP를 많은 독자에게 배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네이버 계열사 최초로 미 증시 입성…4400억원 조달 전망

27일(현지시간)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나스닥에 입성했다. 뉴욕 타임스 스퀘어 전광판에 게시된 네이버 웹툰의 만화 그래픽. [로이터=연합뉴스]
네이버웹툰의 상장은 드라마나 영화 등 개별 콘텐트가 아닌 국내 ‘콘텐트 플랫폼’이 글로벌에서 상장까지 한 첫 사례다. 그동안 개별 콘텐트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적은 있지만, 국내 플랫폼이 해외에서 인정받은 사례는 드물었다. 티빙·웨이브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도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16년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데 이어 2020년에는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본사로 바꾸고, 네이버웹툰은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했다. 웹툰 산업이 어느 정도 성장 궤도에 오를 때부터 글로벌 사업을 염두에 둔 것이다. 네이버 계열사 중 미 증시에 상장한 것도 네이버웹툰이 처음이다.

하지만 네이버웹툰이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만만찮다. 당장 유튜브·틱톡 등 영상 플랫폼과 경쟁해야 하는데, 웹툰에 대한 관심이 계속 줄고 있다. 3월 기준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억6900만 명으로, 2022년(1억6700만 명)과 큰 차이가 없다. 미국과 유럽시장 MAU는 같은 기간 1억3600만 명에서 1억2300만 명으로 줄었다. 웹툰 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지지 않는 가운데, 웹툰 시장에 도전장을 낸 애플·아마존 등 빅테크와의 경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아마존은 지난해 5월 웹툰 서비스인 ‘아마존 플립툰’을 출시했고 애플의 전자책 플랫폼 애플북스는 ‘세로 읽기 만화’를 내놨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구독자 수와 사용자 수에 대해 큰 걱정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사용자 수가 줄어도 기존 사용자의 접속 시간이 늘어나면 매출도 같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한 사람이 5개의 웹툰을 보다가 15개를 보면, 사용자 증가 없이도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BM) 확보가 가능하다”고 했다. 김용수 최고전략책임자(CSO)도 “사업 초기엔 MAU 성장이 중요하지만, 이제는 이용자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참여도가 높아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웹툰은 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AI 개발 등 기술 투자에 쓸 계획이다. 정보통신(IT) 기업 네이버가 만든 웹툰 서비스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도 콘텐트와 ‘기술’이 시너지를 냈기 때문이다. 모바일 전환기에 발 빠르게 움직여 ‘출판 만화의 웹툰화’가 가능했던 배경에도 기술이 있다. 김 대표는 “테크 기업이자 콘텐트 기업으로서 계속 실험해야 한다. AI 등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인재 채용에 많은 자금을 할애하고, 북미 플랫폼 확장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콘텐트 추천 등 서비스 고도화와 웹툰 작가들의 창작에도 AI 적용을 늘릴 계획이다. 자동 채색을 지원하는 ‘AI 페인터’ 등 기존 AI 창작 도구를 비롯해 ‘셰이퍼’ ‘콘스텔라’ 등 새로운 창작 도구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작가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AI와 창작’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 CSO는 “AI는 창작자를 대체할 수 없다. AI 도구의 활용 목적은 창작자의 생산성 향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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