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노화는 ▲텔로미어 길이 변화 ▲세포 노화 등으로 장기, 세포, 조직의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몇 년 동안 살았는지를 나타내는 연대기적 나이와 비교해 얼마나 천천히 또는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미국 텍사스주립대·미시간대·브라운대 공동 연구팀이 62세 이상 2605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이 얼마나 자주 자원봉사를 하는지 조사하고 DNA 메틸화 분석을 통해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했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에 메틸기가 붙어 후천적으로 변형되는 현상으로 노화 진행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분석 결과, 1주일에 자원봉사를 한 시간에서 네 시간 동안 한 사람들은 자원봉사를 하지 않은 사람보다 생물학적 노화가 느렸다. 1주일에 한 시간만 자원봉사를 해도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었으며 네 시간 이상 자원봉사를 하면 노화 가속도가 가장 크게 감소했다. ▲신체활동 빈도 ▲흡연·음주 ▲비만 등 기타 노화 변수를 고려한 뒤에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자원봉사의 신체적·사회적·심리적 이점이 복합적으로 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자원봉사는 대개 걷기 등 신체활동이 포함되며 이는 건강한 노화의 초석이 된다. 자원봉사를 통한 사회적 교류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상대방과 교류를 하지 않고 고립된 생활을 하면 대화하는 시간이 감소하고 정서적 연결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 해켄색대 메디컬센터 정신과 게리 스몰 박사는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 연결을 유지하면 기대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는 목적 의식을 부여해 정신 건강을 개선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배우자나 부모 등 중요한 역할에 대한 상실감을 완충한다. 게리 스몰 박사는 “자원봉사는 우리에게 심리적 고양감을 주고 개인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멘토링 ▲음식 나눔 ▲지역 행사 주도 ▲쓰레기 줍기 등 다양한 형태의 자원봉사에 참여할 것을 추천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Social Science&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