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이상해지는 ‘소 감염병’ 유행 조짐… 소고기 먹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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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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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은 럼피스킨이 발병한 소의 피부. 기사에 언급된 소와 직접적 관련 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호주 농림수산부​(DAFF)

소 럼피스킨(LSD)이 또다시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경기도 안성 한우 농장에서 럼피스킨 발병 사례가 올해 처음으로 확인된 게 시작이다. 지난 3일에 이르기까지 경기 이천시, 강원 양구시, 경기 여주시, 충북 충주시, 경기 평택시, 강원 양양시 소 농장에서 감염이 잇따랐다. 이 중 한 곳은 젖소 농장, 나머지는 한우 농장인데, 식탁에 오르는 소고기와 유제품은 괜찮을까.

럼피스킨은 DNA 바이러스인 럼피스킨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다. 소나 물소에게서 주로 발병하나 드물게 양이나 토끼도 증상을 보인다고 알려졌다. 감염된 개체는 피부에 울퉁불퉁한 병변이 생긴다. 10%가량은 폐사하고, 회복한 후에도 체중이 줄며 육질과 우유 생산 능력이 떨어진다. 불임과 유산도 는다.

럼피스킨에 감염된 소의 고기나 우유가 식탁에 오를 일은 없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럼피스킨 발생 소는 살처분하고 있어, 식품 유통망에 유입되지 않는다”고 했다. 살처분하는 이유는 높은 전파력 때문이다. 2013년 이스라엘에서 럼피스킨이 발생했을 땐 한 농장에서 감염 소가 확인된 후 22개 농장으로 확산했다. 국내에선 럼피스킨이 올해 처음으로 발병한 지 2개월 만에 경기·강원·충북의 7개 농장(3일 기준)으로 퍼졌다.

감염된 소의 고기를 먹더라도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는다. 럼피스킨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되려면 세포벽을 뚫고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 RNA 바이러스는 유전자 변이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인체 세포벽을 뚫고 들어오는 능력을 잘 획득하지만, 럼피스킨 바이러스가 속하는 DNA 바이러스는 유전자 변이가 덜 일어나는 편이다. 이에 인체 감염 능력을 획득해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되기가 어렵다. KMI 한구의학연구소 연구위원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은 “럼피스킨은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니라 ‘가축감염병’이라 이 병에 걸린 가축의 고기나 우유를 섭취해도 사람은 감염되지 않는다”며 “향후 사람에게 럼피스킨이 발생할 가능성도 DNA 바이러스 특성상 매우 낮다”고 말했다.

럼피스킨으로 인한 소고기 가격 변동도 아직은 미미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일 “10월 현재 소고기 공급은 원활한 상황”이라며 “이번 럼피스킨 발생이 국내 소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우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1등급 한우의 1kg당 평균 공장 출고 가격은 럼피스킨 발생 전후로 ▲안심 7만 4488원(7월)에서 7만 6363원(9월) ▲등심 5만 2888원에서 6만 3675원 ▲채끝 6만 6850원에서 7만 4363원으로 올랐다. 목심·우둔·설도·양지는 가격이 소폭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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