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도, 운동도 소용 없던 여성… '이것'으로 우울증 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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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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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토픽]
영국 여성 헬렌(37)은 찬물 수영으로 우울증을 치료했다./사진=더 미러

약과 운동으로 아무 효과가 없었던 우울증을 찬물 수영으로 치료한 영국 여성의 사연이 화제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영국 매체 더 미러는 영국 브리스틀에 사는 헬렌 다운햄(37)이 지역 여성 찬물 수영 단체 6주 프로그램에 참여해 우울증을 치료했다고 밝혔다. 헬렌의 정신질환은 2019~2022년 사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이전에도 불안과 우울을 겪고 있었지만, 이별과 직장에서의 해고, 다리 부상을 연달아 겪으며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헬렌은 "당시 심한 광장공포증이 생겼다"며 "더 이상 이 세상에 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처방받은 약은 효과가 없었다. 의사는 그에게 "운동을 더 하라"고 조언했지만, 헬렌은 그 역시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결국 의사는 헬렌을 지역 찬물 수영 단체의 활동에 가입시키는 '사회적 처방'을 내렸다. 헬렌은 "처음에는 너무 추워서 숨이 멎는 기분이었지만 빠르게 적응했다"며 "몸은 피곤했지만 뇌가 맑아지고 진정되는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헬렌은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씩 찬물 수영에 참여했다. 헬렌은 "찬물의 효과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사회적 활동의 효과가 합쳐진 결과인 것 같다"며 "찬물 수영이 내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적어도 아침에 일어나는 게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찬물 수영은 건강에 긍정적 효능이 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연구팀은 정기적인 야외 수영이 갱년기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는 785명을 포함해 1114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찬물 수영을 통해 ▲불안(46.9%) ▲기분 변화(34.5%) ▲우울감(31.1%) ▲안면홍조(30.3%) 등의 증상이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여성 건강 연구소 조이스 하퍼 교수는 "물이 차가울수록 효과가 두드러졌다"며 "이 연구가 폐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연구진은 또한 찬물 수영이 월경 증상 개선에도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월경이 끝나지 않은 711명 중 46.7%가 불안이 개선됐다고 답했고, 기분 변화(37.7%)와 과민성(37.6%) 개선에 효과적이었다는 응답도 있었다. 한편, 찬물 수영은 치매와 같은 신경변성질환의 발병을 예방하기도 한다.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2016년부터 3년간 야외 찬물 수영을 해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다수에게서 신경변성질환 발병을 막는 '저온 충격 단백질(RBM3)'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저온의 환경에서 신체 활동을 할수록 단백질 생성이 촉진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갑자기 찬물에 들어가는 게 위험한 사람도 있다. 부정맥이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급격히 체온이 떨어지면 안 된다. 체온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외부로부터 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량을 줄인다. 이때 심장은 각 장기에 전달되는 혈액 공급량을 유지하기 위해 심박수와 혈압을 증가시킨다. 건강한 사람의 심장에는 큰 부담이 안 되지만, 부정맥이나 고혈압 환자들에게는 심장마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찬물에 오랜 시간 머물면 저체온증이 찾아올 수 있다. ▲자극에 대한 반응이 둔해지고 ▲멍해지면서 잠이 오고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밖으로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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