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팔로 혹 생긴 50대 남성”… 갑상선 문제였다는데, 왜 이렇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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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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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토픽]
목이 부풀어 올라서 갑상선을 모두 잘라야 했던 한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사진=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Case Reports

목이 부풀어 올라 어쩔 수 없이 갑상선을 모두 잘라내야 했던 한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이탈리아 모데나대 의과대학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53세 남성은 HIV 감염 진단을 받았다. 이후 치료를 받던 중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목과 허리 부근에 지방비대증이 나타났다. 환자는 여러 번 지방흡입술을 시도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정밀 검사 결과, 그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진단받았다. 이 남성은 당뇨병, 골연화증(뼈가 부드러워지는 질환), 비만, 고혈압을 모두 동시에 앓고 있었다. 의료진은 단순 약물 치료보다 수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갑상선 전절제술을 진행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 수준보다 많이 분비되는 질환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체온 유지와 신진대사 등 몸의 여러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갑상선에서 분비된다.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몸의 에너지가 빨리 소모되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심박수가 빨라지고 ▲호흡 곤란 증세가 나타나고 ▲신경질이 늘고 ▲불면증이 생기고 ▲체중이 감소하는 등의 변화가 생긴다. 신진대사가 증가하면서 땀이 많이 나 습진, 가려움증, 발냄새 등이 심해지기도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성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은 월경의 양이 줄거나 없어지며, 남성은 아주 드물지만 여유증(여성형 유방)이 생길 수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원인으로는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 꼽힌다. 그중 가장 흔하게 알려진 질환은 ‘그레이브스병’이다.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가 갑상선을 자극해 생기는 질환이다.

갑상선 질환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부정맥,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목 주위에 혹 같은 멍울이 생기고 안구가 튀어나오는 등 외형적 변화도 생길 수 있어서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바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보통 약물 치료를 진행한다. 항갑상선제를 복용해 갑상선 호르몬 생산을 억제할 수 있다. 2~4개월 복용하면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며, 이를 유지하기 위한 치료를 2~3년 정도 더 진행한다. 이외에도 방사선 요오드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은 갑상선 세포의 성장과 기능을 떨어뜨려 치료 방법 중 하나로 쓰인다.

환자에 따라 갑상선비대가 심하거나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원하지 않을 경우 수술을 시도하기도 한다. 갑상선절제술은 갑상선 결절이 있는 엽만 절제하는 갑상선 일엽절제술과 보고된 사례처럼 양측엽을 절제하는 갑상선 전절제술이 있다. 수술은 목의 앞쪽을 절개해 진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며, 최근에는 목에 절개를 하지 않고 겨드랑이나 입을 통해 절제하는 수술법도 개발됐다. 수술 이후에는 후두 신경 기능의 이상이 발생해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목소리가 변하거나 성대 마비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특히 갑상선 전절제술을 하면 신체에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상태가 돼 평생 갑상선 호르몬 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한편, HIV는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를 의미하며, 이 바이러스는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AIDS)을 일으킨다. HIV에 감염되면 우리 몸에 있는 면역세포인 CD4 양성 T-림프구가 파괴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각종 감염성 질환과 종양이 생기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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