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만 되면 많아지는 바퀴벌레… 예상치 못한 '이것' 따라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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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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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는 택배 상자 등을 통해 외부에서 쉽게 유입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더운 날씨보다 벌레 때문에 여름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날이 따뜻하고 습해지면 바퀴벌레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지구온난화로 바퀴벌레 등장 시기도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바퀴벌레는 번식 속도가 빠른 데다, 우리 건강에도 해를 끼쳐 주의해야 한다.

암컷 한 마리만 유입돼도 순식간에 번식
바퀴벌레는 습하고 따뜻한 환경에서 서식한다. 숨을 곳이 많고 먹이가 풍부하면 더 좋아한다. 따라서 음식물 찌꺼기가 많은 주방이나 습한 화장실에서 자주 발견된다. 바퀴벌레는 작은 틈새로도 쉽게 유입되고, 사람이나 물건을 따라 들어오기도 한다. ▲주방 싱크대 배관 ▲화분 ▲가구 등 목재류 ▲실외기 배관 ▲화장실 하수관 등이 주된 유입 경로다. 택배 상자도 집안에 오래 두면 안 된다. 바퀴벌레가 상자 틈으로 들어가 알을 낳았을 가능성이 있다. 유입 차단이 중요한 이유는 바퀴벌레의 악명 높은 번식력 때문이다. 한 마리만 집에 유입돼도 순식간에 개체 수가 늘어날 수 있다. 심지어 수컷이 없어도 번식이 가능하다. 일본 홋카이도대 연구팀은 "바퀴벌레는 암컷만 있어도 번식이 가능하고, 무리 지어 있는 암컷들은 번식 속도가 더 빨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암컷은 생명에 위협을 느끼거나 실제 죽어갈 때 알집을 떨어뜨려 번식한다. 또 바퀴벌레 배설물에는 '집합 페로몬'이 있다. 이를 통해 바퀴벌레들은 안전한 서식지로 서로를 불러들여 개체 수를 늘린다.

바퀴벌레 배설물·시체, 알레르기 유발도
바퀴벌레는 반쯤 소화된 음식을 토해내고 새로운 음식을 먹는 독특한 습성을 지녔다. 바퀴벌레가 집안을 돌아다니며 구토와 식사를 반복할 때, 식품에 병원균이 전파되고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다리 털에 박테리아나 기생충 등을 묻혀 옮기기도 한다. 또 바퀴벌레의 ▲배설물 ▲알껍데기 ▲허물 ▲사체 등은 미세한 입자로 부서져 먼지 틈에 섞인다. 이러한 분비물은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등을 유발하는 알레르기 항원(抗原)으로 작용한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연구팀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바퀴벌레 항원에 반응을 보이는 비율은 22.9%였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은 바퀴벌레가 박멸된 후에도 몇 개월 이상 영향력을 지속시킬 수 있다.

살충제 활용해 퇴치 후 주변 청소 필수
눈에 보이지 않는 집안 바퀴벌레를 박멸하는 데는 '독 먹이'가 효과적이다. 독 먹이는 바퀴벌레가 좋아하는 먹이에 살충 성분을 섞은 젤 타입 살충제다. 바퀴벌레가 자주 다닐 법한 구석진 장소에 독 먹이가 담긴 플라스틱 통을 부착하면 된다. 먹이를 먹은 바퀴벌레는 살충 성분으로 신경이 마비돼 죽는다. 이 시체를 다른 바퀴벌레가 먹어 연쇄적으로 죽게 된다. 독 먹이에 내성이 있는 바퀴벌레는 죽지 않고 서식지까지 이동한다. 이 경우, 바퀴벌레의 '토하는 습성' 덕에 다른 바퀴벌레도 독 먹이를 먹게 된다.

바퀴벌레가 눈앞에 나타났다면 숨거나 알을 낳기 전에 빠르게 죽이는 게 관건이다. 강력한 살충 효과를 지닌 살충제로 신경을 마비시켜 잡을 수 있다. 한편, SNS상에서 화제가 된 '스프레이 형식 물비누'도 실제 효과가 있다. 해충을 죽이는 방법에는 신경을 마비시키는 것 외에도 호르몬의 교란이나 질식 등이 있다. 바퀴벌레가 완전히 덮일 정도로 물비누 거품을 뿌리면, 등 표면에 얇은 막이 형성돼 질식시킬 수 있다. 바퀴벌레를 죽인 후에는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해 알레르기 항원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알집을 제거해야 한다. 개체 수가 너무 많아 해결이 어렵다면 전문 방역 업체의 도움을 받는 걸 고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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