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한의사 따로 또 같이… 통합적 시각으로 '융합 치료'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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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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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병원_광동병원

올 4월 광동병원으로 개명, 50병상 규모
보건복지부 의·한 협진 기관으로 인정받아

안면마비, 어지럼증, 진전증 협진 통해 치료
한방 치료 전 다양한 의학 검사, 도수치료도 병합
광동병원은 의사·한의사가 각자의 전문성을 가지고 진료를 보고, 필요에 따라 의·한 협진을 적극적으로 한다. 왼쪽부터 통증재활센터 양종윤 센터장, 김진용 대표원장, 한방본치센터 문병하 센터장, 통합웰니스센터 김동환 센터장.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 의사와 한의사가 머리를 맞대고 환자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내놓아야 합니다"

광동병원 김진용 대표원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의 말이다. 그는 "쥐(병)를 잡기 위해서는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각자의 전문성에 따라 의학적 치료, 한의학적 치료를 할 수도 있지만, 안면마비·어지럼증·통증·진전증 등은 의·한 협진을 해보려 한다"고 했다. 실제 전세계적으로 유수한 병원인 존스홉킨스, 엠디엔더슨, 메이요 클리닉 등에서는 환자 치료를 위해 전통의학을 적용하고 있다.

1994년 개원한 광동한방병원이 올 4월 '광동병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문을 열었다. 광동병원은 보건복지부 지정 의·한 협진 시범기관이다. 의사 13명, 한의사 4명에 50병상 규모로 운영되며, 통합웰니스센터, 통증재활센터, 한방본치센터, 어지럼증센터, 글로벌검진센터로 구성돼 있다. 병실은 모두 1·2인실이며, 최신 MRI·CT는 물론, 엑스바디(Exbody), 멀티 스파인(Multi-spine) 같은 최신 재활 장비, 기능의학 검사(동맥경화도검사, 면역 검사, 자율신경계 검사) 장비들이 있어 정밀 검진이 가능하다.

급성기에는 의학적 치료, 만성기에는 한의학적 치료

광동병원은 의·한 협진을 통해 최고의 치료 결과를 내고 있다. 얼마 전 80대 당뇨병 환자 이모씨가 안면마비로 광동병원 한방본치센터 문병하 센터장에게 왔다. 문 센터장은 환자가 급성기라 고용량 스테로이드 투여가 필요하다고 판단, 김진용 대표원장에게 협진을 의뢰했다. 이씨는 당화혈색소가 9.5%로 혈당 관리가 안되는 상태였다.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면 혈당이 높아질 수 있어 김 대표원장은 인슐린 투여로 좀더 강력하게 혈당 관리를 하면서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기로 결정했다. 환자는 급성기가 지나 안면마비가 상당 부분 회복됐고, 한방 침 치료를 병행해 상태가 더 호전됐다. 김진용 대표원장은 "우리 병원의 규모는 대학병원보다 작지만 MRI·CT 등 검사 장비가 다 있어 정밀검사가 가능하고, 의학적인 치료는 물론, 한의학, 기능의학까지 적용이 가능해 그야말로 토털 치료를 한다"고 했다. 의학·한의학 융합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매주 의·한 컨퍼런스도 하고 있다. 환자 사례를 놓고 의사·한의사가 바라보는 관점과 최적의 솔루션을 토의하고, 임상 현장에 적용시켜 나간다. 광동병원 이강남 이사장은 "지금까지 의·한 협진을 표방하고도 제대로 운영된 병원은 많지 않았지만, 우리 병원은 환자의 질병을 낫게 한다는 공동의 목표 아래 의사·한의사가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올 4월 이름을 바꾼 광동병원.

병은 없지만 아픈 사람들까지 폭넓게 케어

광동병원에서는 병은 없지만 아픈 '그레이 존(Gray Zone)'에 있는 사람들의 케어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다. 김진용 대표원장은 노년의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대한노인병학회 학술위원이다. 그는 "천천히 건강하게 나이드는 법에 대해서 알려줄 계획"이라며 "식사나 운동법은 물론, 7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내시경 등 불필요하게 많은 검진을 할 필요가 없어 맞춤 검진 설계도 해주겠다"고 말했다. 또한 노인들은 5개 이상 약물을 흔히 먹는데, 이렇게 약을 많이 먹다보면 약끼리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는 "다약제 조절을 통해 노인들이 필요 없는 약을 먹거나,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로, 비만, 암환자 등 신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기능의학 치료도 가능하다. 기능의학은 몸 전체의 대사와 불균형을 찾아 치료하는 의학이다. 몸 전체를 유기적으로 본다는 점에서는 한의학과 비슷하면서도 첨단 의학적 검사법은 모두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통합웰니스센터 김동환 센터장은 미국 기능의학 인증의로, 현재 한국영양의학회 회장이다. 김동환 센터장은 "병은 없지만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소변·모발·혈액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 불편한 증상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치료는 일단 약보다 나쁜 습관 개선에 주력한다"며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안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다음에 부족한 부분을 영양제, 수액 주사 등을 통해 채운다"고 했다.

안면마비·두전증·수전증… 의·한 융합 치료 활발

한방본치센터 문병하 센터장은 뇌신경계 치료 30년 노하우를 가진 사상체질의학 분야 권위자다. 그는 뇌질환 전조증상, 두전증, 수전증, 안면마비를 전문적으로 치료한다. 문병하 센터장은 "한의사만 있는 병원과 달리 다양한 의학 검사 장비를 갖추고 있어 원인에 대한 검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일례로 수전증은 파킨슨병과의 감별이 필요한데, CT·MRI 검사를 통해 파킨슨병이 아닌지 확인한다. 한의학의 기본 치료는 한약·침·약침이며 도수치료도 병행한다. 문병하 센터장은 "두전증·수전증은 결국 뇌기능이 떨어져서 발생하는 것인데, 한약·약침 등으로 3∼6개월 치료를 하면 호전된다"며 "도수치료를 통해 틀어져 있는 머리나 목뼈를 바로 맞추고 긴장된 근육도 풀어주면 두전증·수전증이 좋아진다"고 했다.

안면마비의 경우 급성기에는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고,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어지럼증의 경우도 재활의학과에서 안구운동·보행훈련·하지근육 강화 등의 맞춤 전정 재활치료를 같이 한다.

통증 환자, 당일 검사와 판독… 정교한 시술에 재활·한방 접목

광동병원 통증재활센터는 원스탑 치료가 강점이다. 환자가 내원하면 필요에 따라 당일 MRI·CT검사를 받고 판독 결과까지 들을 수 있다.

광동병원 재활운동치료센터.

치료는 비수술이 기본이며 입원이 가능하다. 통증재활센터 양종윤 센터장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 고려대안산병원, 아주대병원 교수를 역임한, 신경 치료의 고수로 평가받는다. 허리·목디스크 외에 대상포진 후 신경통증 환자도 신경차단술로 치료한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에 국소마취제를 투여해 통증을 없애주는 치료법이다.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통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는데, 수술 후 통증 환자도 적극적으로 치료할 계획이다.

재활치료 협진도 적극적으로 한다. 양종윤 센터장은 "시술로 통증을 잠재웠어도 근력 강화 등 재활 치료를 통해 통증이 재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재활치료를 위해 척추 관절 기능을 평가하고 걸을 때 발의 압력을 재는 엑스바디(Exbody), 심부 근육을 강화시켜 척추 질환 치료와 교정이 가능한 멀티 스파인(Multi-spine) 같은 최신 장비를 들여놨다. 베테랑 도수치료사들이 도수 치료도 병행한다.

심부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재활 장비 '멀티 스파인'.

통증에 있어 한방 침의 효과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필요에 따라 한방 치료를 선택할 수도 있다. 30년 경력의 정형외과 전문의 현재요 원장은 무릎·어깨·족부 등 관절질환을 진료한다.

광동병원 이강남 이사장은 "통증 치료에 있어 접근성은 1차 의료기관처럼 가깝고 좋지만, 의료서비스는 3차 의료기관처럼 다학제 치료가 가능한 전문성을 갖춘 병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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