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옷 빨았을 뿐인데… ‘암’ 걸려 사망한 英 80대 여성,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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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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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토픽]
영국에서 사는 조앤 데이비스(89)는 30년 동안 남편 옷을 빨았다가 석면에 노출돼 ‘중피종’에 걸려 사망했다./사진=더 선

영국 80대 여성이 30년 동안 남편 옷을 빨았다가 암에 걸려 사망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3일(현지시간)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조앤 데이비스(89)는 지난 2022년 ‘중피종’에 걸려 사망했다. 조앤은 1950~1980년대에 남편 데이비드가 발전소에 다니면서 집에 올 때마다 남편의 작업복을 세탁했다. 데이비드는 발전소에서 수십 년간 노출된 석면 때문에 2012년 중피종에 걸려 사망했다. 그리고 10년 뒤인 2022년 5월 조앤도 급격하게 몸이 안 좋아져 병원에 갔더니 같은 암을 진단받았다. 조앤은 진단 후 2개월 뒤 사망했다. 데이비드와 조앤의 아들 제프는 “당시 아버지가 독성 물질을 다루는 일을 해서 집에 오면 먼지나 가루가 옷에 엄청 묻었던 기억이 있다”며 “그런 물질이 묻은 옷을 어머니가 직접 털고 세탁해서 어머니도 똑같이 석면에 노출돼 같은 암이 발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앤과 데이비드 부부가 겪은 중피종은 어떤 암일까?

중피종(mesothelioma)은 흉막, 복막 등의 중피세포에 생기는 종양을 말한다. 주로 흉막에 발생해 흉막종양이라고 알려졌지만, 복막이나 심낭막 등에도 생길 수 있다. 중피종의 발병 원인으로는 석면 노출이 가장 흔하다. 실제로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중피종 환자 중 70%는 석면에 노출돼 중피종에 걸렸다. 이외에도 시미안 바이러스(SV40) 감염도 중피종을 일으킬 수 있다. 시미안 바이러스는 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유명하다.

중피종에 걸리면 대부분 호흡곤란과 흉통을 겪는다. 발열과 오한, 마른기침도 나타날 수 있다. 종양이 커질수록 폐가 찌그러져 혈액이 폐로부터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 흉막에만 국한돼 종양이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 흉벽이나 심낭막, 횡격막 등 인접 장기에도 침범한다. 이로 인해 척수 압박, 팔로 가는 신경의 압박, 상대정맥 증후군(종양이나 혈전 등에 의해 상대정맥이 막혀 호흡곤란, 부종 등이 생기는 질환) 같은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중피종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아직 없다. 중피종은 다른 부위로 쉽게 전이돼 완전히 제거하기도 힘들다. 환자들은 대부분 항암 치료를 시도한다. 흉수가 심하다면 흉막 유착술을 통해 흉수가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중피종을 예방하려면 석면의 노출을 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흡연도 중피종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과거 석면에 노출된 사람은 금연하는 게 좋다. 중앙암등록본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 국내에서 발생한 27만7523 건의 암 중 중피종은 211건이다. 전체 암 발생의 0.08% 정도로 매우 드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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