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호 실패는 여성 경호원 탓”...여혐 부추기는 미 우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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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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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총격을 받은 뒤 비밀경호국 요원들의 부축을 받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밀경호국(SS, Secret Service)의 경호 실패를 여성 요원 탓으로 몰아가는 여성 혐오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비밀경호국은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 전직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와 가족을 보호하는 임무를 주로 하는 조직이다. 

1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암살 시도 이후 비밀경호국의 경호 실패를 여성 경호원 탓으로 돌리는 주장이 보수 우익에서 등장했다.

그들은 보안에 대한 여성들의 무능함 때문에 암살시도를 막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파는 사건 당시 단상에 올라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요원 중 여성 요원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다른 남성 요원들보다 키가 작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대로 감싸지 못했고, 또 다른 총탄이 날아올 가능성이 있는 방향으로 경호 대상을 노출했다는 것이다.

공수부대 출신인 코리 밀스(공화당·플로리다) 연방하원 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이 경호 실패를 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DEI를 언급하며 "나는 개개인의 세부 사항에 대해 누구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바이든 행정부에서 내가 확인한 것은 대규의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고용"이라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되고 있는 여성 요원도 보수파들의 표적이 됐다.

이 요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량에 탑승한 직후 뽑아 든 권총을 한 번에 권총집에 끼워 넣지 못하고 더듬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킴벌리 치틀 비밀경호국장. ⓒ위키피디아 


보수파들은 비밀경호국 책임자인 킴벌리 치틀 국장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거론하며 여혐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2022년 9월 제27대 국장으로 취임한 킴벌리 치틀은 비밀경호국 사상 두 번째 여성 국장이다.  27년 동안 근무한 베테랑 요원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었던 시절에 근접 경호한 경력도 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여성계는 경호실패 책임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는 시도라고 비난하고 있다.

전국 관리직 여성 경찰관 협회(NAWLEE)의 킴 크레이븐 이사는 "이런 주장들은 암살 시도로 제기된 중요한 보안 문제에 대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수세기 동안 남성들이 이끄는 중대한 사건들을 겪었지만 그들의 남성이라는 이유로 지도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3일 오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총격을 받았다.

트럼프는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하는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유세장에 온 시민 한 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총격범 토머스 매튜 크룩스(20)는 비밀경호국 저격수의 총에 맞아 죽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14일 이번 사건이 크록스의 단독 범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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