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행 “1%도 없었다”던 회사 지분, 2018년 배우자·자녀가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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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9.19. 오전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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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신탁 이후 본인과 배우자의 지분이 단 1%도 없었다”라던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해명과 배치되는 정황이 확인됐다. 김 후보의 가족은 2018년 4월 기준 소셜뉴스 지분 25.8%를 확보했다. 처분 이전 지분율과 비슷한 수준이다.2018년 4월 기준으로 김행 후보자 가족이 소셜뉴스 지분 25.8%를 확보한 사실이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9월18일,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된 2013년 소셜뉴스(위키트리 운영사) 주식을 처분한 것과 관련해 “백지신탁 이후 본인과 배우자의 지분은 단 1%도 없었다”라고 밝혔는데, 이 내용과 배치되는 정황이다. 여기에 2018년 지분 구조에서는, 김 후보자 가족이 시누이 등에게 지분을 넘겼다가 다시 되찾아왔다는 의혹에 무게를 더하는 정황도 확인된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월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사IN〉이 기업신용조사·평가 서비스 크레탑세일즈의 소셜뉴스 분석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김행 후보자 가족은 2018년 4월25일 기준 소셜뉴스 지분 총 25.8%를 보유하고 있었다. 배우자의 지분율은 20.6%로 주요 주주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자녀의 지분율은 4.1%였다. 김행 후보자 시누이의 지분은 1.1%이었다.

지난 9월13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 직후,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으로 장관직에 지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김 후보자가 설립한 위키트리가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콘텐츠와 수차례 전시회를 공동주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김 후보자는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부인하며, 자신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소셜뉴스와 전혀 관련이 없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2013년 관보를 보면, 김행 후보자의 가족들은 보유하고 있던 소셜뉴스 주식을 같은해 5월 일시에 처분했다. 김 후보자에 따르면 자신의 지분은 공동창업자인 공훈의 당시 소셜뉴스 대표에게 넘겼고, 배우자의 지분은 시누이에게 넘겼다. 자녀의 지분은 누구에게 넘겼는지 밝히지 않았다.

시누이에게 지분을 넘긴 배경에 대해 김행 후보자는 “2013년 청와대 대변인 자리로 가면서 (소셜뉴스 주식) 백지신탁 명령을 받았는데, 회사가 적자인 데다 금융권 부채가 많아 도저히 팔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시누이가 ‘올케가 공직에 갔는데, 나라도 떠안아 주겠다’며 샀다”라고 말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시누이는 주식백지신탁대상 이해관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시누이에게 주식을 매각하는 형태의 백지신탁 방식은, 사적 이해 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자는 법 취지를 훼손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시에 김행 후보자의 배우자가 보유한 주식을 시누이가 일시적으로 맡아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9월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변인을 마친 후 회사를 다시 인수했다면 이건 99.9% 회사 주식을 파킹(주식을 제3자에게 맡겨놓음)해 놓은 것”이라며 “해명이 아니라 수사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8년 4월 기준 김 후보자 가족의 소셜뉴스 지분율은 2013년 5월 처분 직전 지분율과 거의 비슷했다. 2013년 관보를 보면, 김행 후보자 가족이 보유한 소셜뉴스 주식은 총 4만2135주였다. 지분율로 계산하면 25.7%다(당시 발행 주식은 총 16만3970주). 〈시사IN〉 취재와 소셜뉴스 기업 분석 보고서를 종합하면, 2018년 4월 김 후보자 가족의 지분은 25.8%(약 4만4138주)로 기존 지분율을 다시 회복했다. 김 후보자의 배우자와 자녀 지분이 늘어나면서 시누이의 지분은 12.82%에서 1.1%로 줄었다. 이같은 지분 구조는 시누이가 사실상 ‘지분을 맡아뒀다가 돌려준’ 것이라는 의혹에 힘을 보탠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실에 따르면, 김행 후보자의 재산 중 소셜뉴스와 소셜홀딩스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2를 넘는다. 김 후보자는 총 163억 95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그중 약 110억 7000만원의 재산(67.6%)이 소셜뉴스와 소셜홀딩스 주식이다. 현재 김 후보자 부부가 소유한 소셜뉴스 주식은 6만8967주다. 자녀 재산은 해외 거주를 이유로 신고하지 않았다.

김행 후보자의 배우자는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소셜뉴스의 지주회사격인 소셜홀딩스로부터 총 3억81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2018년 4680만원, 2019년 5680만원(상여금 1000만원 포함), 2020년 4680만원, 2021년 7180만원(상여금 100만원 포함) 등이다. 2022년에는 948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올해 1~8월에도 매달 800만원씩, 6400만원을 받았다. 대통령실이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는 최근 5년치 자료만 첨부돼 있어 2018년 이전 기록은 없다.

〈시사IN〉은 9월19일 김행 후보자 두 차례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여성가족부 대변인과 인사청문준비단 관계자에게 질의하고 문자 메시지로 정리해 전달했다. 인청단 관계자는 “주식 백지신탁 관련 내역을 자료로 정리해 공개할 예정이다. 〈시사IN〉 질의는 별도로 답변할지 후보자에게 전달하겠다”라고 답했다.

권인숙 의원은 "후보자의 백지신탁 관련 해명이 계속해서 엇갈리고, 시누이에게 사실상 주식을 맡겨놨다는 의혹에도 힘이 실리고 있어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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