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혈관 막힌 CTO 환자, 내과 전문의 두 명이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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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6. 오전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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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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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부산대 전국진 교수(순환기내과), 온종합 이현국 심혈관센터장(심장내과) 콤바인 시술고혈압과 당뇨, 거기다 고지혈증 등 여러 기저질환이 있는 K 씨(61)는 한 달 전부터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고 찢어질 듯한 흉통에 시달려왔다. 병원에서 관상동맥 조영술(CAG)을 받아보니 가슴 쪽 혈관이 막혀 있는 CTO(관상동맥 만성 완전폐색 병변)로 나왔다.

CTO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80% 이상 막혀 혈액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 심부전과 부정맥도 일어나지만, 심한 경우 심장마비도 일으킨다. 가슴을 열어 관상동맥우회술 등 개흉(開胸) 수술을 하는 것이 최후의 수단이지만, 혈관을 뚫어주는 중재술도 그 대안이 된다.

하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선 오히려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크게 남길 수 있다. 온종합병원 심혈관센터는 "환자 상태가 무척 나쁜 최고난도여서, 자칫 섣불리 중재술을 강행할 경우 출혈이나 부정맥, 심부전, 심낭 압전 등 예기치 않은 합병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컸다"고 했다. 막힌 혈관을 뚫는 과정에서 '동맥 박리(剝離)' 등 더 위험한 응급수술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사진=온종합병원]
이현국 센터장(심장내과)은 중재술 경험이 많은 이 분야 고수(高手), 양산부산대병원 전국진 교수(순환기내과)에게 연락했고, 함께 시술해보기로 뜻을 맞췄다. 환자와 가족도 흔쾌히 동의했다. 개흉 수술 자체에 대한 두려움에다, 중재술이 가능하다면 안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

이에 지난 21일, 전국진 교수가 부산 서면 온종합병원으로 건너와 이현국 심혈관센터장과 함께 고난도 심혈관 중재 시술을 시행했다. 관상동맥이 워낙 꽉 막힌 탓에 와이어(wire) 진입이 쉽지 않았지만, 반대편 관상동맥 조영술과 CT 소견을 근거로 혈관 내 초음파도 삽입했다.

혈관 벽을 다치지 않게 해야 하는 정밀한 작업. 무려 3시간에 걸친 시술 끝에 스텐트가 자리를 잡자 그동안 막혔던 가슴 혈관이 다시 뚫렸고, 혈관에선 다시 피가 제대로 돌기 시작했다.

시술 전후 1주일 정도 입원해 있던 K 씨는 이후 상황이 크게 호전돼 26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두 명의 (세부)전문의가 합을 맞춘 '콤바인'(combine) 중재술이 성공한 것이다.

이처럼 다른 분과 전문의들이 한 환자를 함께 치료하는 콤바인 방식은 필수의료 분야 기반이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는 지역 의료계에선 꼭 필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술과 진료 전문성이 큰 대학병원 교수, 수술 및 시술 장비를 갖춘 중견 종합병원의 전문의가 이런 중증질환 환자를 한 자리에서 협진(協診)하는 것이다.

필수의료 부족한 지역 의료계, 콤바인 방식이 그 공백 메꿀 모델될 수 있을까?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대한외과학회 전 회장)은 "지방 필수의료 부족 사태로 심혈관 질환의 시술이나 수술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3차 대학병원과 2차 종합병원 진료팀의 콤바인 성공은 골든타임을 다투는 응급 심혈관 질환자들 치료에 또 하나의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콤바인 수술에 참여한 전국진 교수는 2008년엔 국제인명센터 '세계 100대 의학자'에 등재됐고, 2009년엔 JCR(Journal Citation Reports) 국제학술대회 최고상을 받은 이 분야 명의(名醫). 양산부산대병원 심혈관센터 센터장도 지냈다. 특히 CTO 환자에 대한 중재 시술 쪽에선 국내 권위자이기도 하다.

전 교수는 그동안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2차 의료기관 심혈관센터로부터 고난도 중재술을 의뢰받을 경우, 해당 의료기관 의료진과 함께 골든타임을 다투는 응급 심장혈관 질환자들을 기꺼이 치료해왔다. 온종합병원 심혈관센터 이현국 센터장과도 2022년 6월부터 지금까지 CTO 환자만 6명을 성공적으로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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