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뱃속에서 발견된 단단한 털뭉치를 모발위석(trichobezoar)이라고 한다. 소화가 되지 않는 머리카락을 수년 간 반복적으로 섭취해 소화기관에 축적되어 크기가 커지고 단단한 돌처럼 만들어진 것이다. 모발위석은 동화 속 주인공 이름을 딴 라푼젤 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위석을 만드는 건 머리카락 뿐만이 아니다. 미국 비영리 매체 더컨버세이션이 보도한 바에 의하면 감, 특히 익지 않은 감으로 인해서도 위석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유는 감에 들어있는 높은 타닌 함량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식물 섬유로 이루어진 위석을 식물위석(phytobezoar)이라고 한다.
드물지만 음식이 아닌 물질로도 위석이 만들어질 수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 약리학 및 신경과학 전문가인 댄 바움가르트 박사는 "과일과 채소의 섬유질, 우유, 약, 씹다 삼킨 껌이 위에서 소화되지 않는 덩어리를 만들 수 있지만 종이나 폴리스티렌, 플라스틱과 같은 것들을 섭취해도 위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특히 머리카락, 종이, 모래 등 먹을 수 없고 영양가 없는 것을 먹고 싶은 욕구인 이식증(pica)과 관련이 있다.
위석은 장기의 정상적인 기능을 막거나 방해하지 않는 한 눈에 띄는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가 커지면 메스꺼움, 복통, 구토, 궤양, 심한 경우 내부 출혈 등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위석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내시경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내시경을 삽입해 위석을 부수고 절단해 조각난 위석을 입 밖으로 빼내거나 잘게 부서진 파편을 장으로 내려가도록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위석이 작을 때 가능하다. 위석이 너무 단단하거나 커 내시경으로 완전히 제거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수술로 제거해야 할 수 있다.
바움가르트 박사는 위석이 생길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감, 셀러리, 호박, 자두, 해바라기씨 껍질과 같은 음식의 과도한 섭취를 피하고 삼키기 전 음식을 꼭꼭 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