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톤 냄비에 끓인 훠궈 “수백 명이 휘적”... ‘이 병’ 걸리면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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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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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13.8, 무게 10톤 냄비...동시에 138명 먹을 수 있는 크기
중국의 한 공장에서 10톤짜리 냄비에 끓인 훠궈를 수백 명이 함께 먹는 행사가 열렸다. [사진=웨이보]
중국의 한 공장에서 10톤짜리 냄비에 끓인 약 1000인분 훠궈를 수백 명이 함께 먹는 행사가 열렸다. 지름 13.8m인 거대한 냄비에 사람들이 달라붙어 식사하는 모습은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최근 중국 SNS인 웨이보에는 쓰촨성 메이산 셴탕 공장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함께 훠궈를 먹는 동영상이 퍼졌다. 해당 영상을 살펴보면 빨간 국물과 고기, 채소 등이 담긴 냄비 곁에서 사람들이 저마다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소스에 찍어 먹고 있다.

행사에 쓰인 커다란 냄비는 지름이 13.8m, 무게는 10톤이다. 동시에 138명이 먹을 수 있는 이 냄비는 제작에만 8일이 걸렸다고 한다. 훠궈 재료로는 200g의 기름 베이스와 각종 식재료가 약 2톤이 들어갔으며 행사에 참여한 약 1000명의 직원들이 교대로 식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을 본 현지 누리꾼들도 중국의 위생 관념을 비판하면서 "젓가락을 입에 넣었다가 냄비에 담가 헹구는 동작을 반복하는데 그러다 병 걸리면 함께 앓는다, 이게 무슨 문화냐" "역병(코로나19)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지 않았냐" 등 반응을 보였다.

또다른 누리꾼은 "천명이 훠궈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독특한 사회적 경험" "모두가 함께 요리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등 옹호하기도 했다.

여러 사람이 냄비 하나 공유?...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위암 위험 높여

여러 사람이 하나의 냄비를 공유하는 행위는 비위생적일 뿐 아니라 위암 위험까지 높인다. 침이 섞이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위점막과 점액에 기생하는 나선 모양의 세균인 헬리코박터균은 1급 발암물질로 꼽힌다. 다양한 위 질환을 비롯 위암 위험을 세 배 정도 높인다.

사람과 사람간 잘 전파되는 헬리코박터균은 세균이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하면 감염 위험이 높다. 우리나라도 식문화 특성상 찌개, 국 등 한 가지 음식을 함께 떠먹을 때가 많아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높다. 음식을 통해 들어온 헬리코박터균은 쉽게 사멸되지도 않는다. 위산의 산을 중화시켜 위장에서도 쉽게 생존하는 것이다.

살아남은 헬리코박터균은 장기간에 걸쳐 위점막과 세포 등을 파괴하고 독소를 생성해 위염, 위궤양 등을 일으킨다. 방치하면 위 점막이 소장이나 대장의 점막으로 바뀌는 상태인 장상피화생을 겪기 쉬워진다. 장상피화생이 생기면 위암 발생 위험이 최대 10배는 커진다.

헬리코박터균 감염돼도 증상 발견 어려워...국자·앞 접시 사용해 덜어 먹어야

헬리코박터균은 감염돼도 곧바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위 사연처럼 중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훠궈를 함께 먹어도 즉시 이상증세를 호소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위 내시경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감염 여부를 발견하지 못한다. 항생제 등으로 균을 제거하는 제균치료가 늦어질수록 만성 소화불량, 위염 등을 겪기 쉽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암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막으려면 반드시 국자와 앞 접시를 사용해 덜어 먹어야 한다. 간혹 끓여 먹는 음식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높은 온도에서 가열하더라도 여러 사람의 타액이 섞인 음식을 계속 먹으면 헬리코박터균 전파 위험이 높다. 뜨거운 음식을 아이에게 먹이기 전 입으로 식혀줄 때도 침이 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른이 미리 씹은 음식을 아이에게 넘겨주는 것도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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