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해 살았던 30대女...찬물 수영했더니 우울증 나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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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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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 수영하고 우울증 증상 크게 호전
영국 브리스틀에 사는 헬렌 다운햄(37)는 찬물 수영이 자신의 생명을 구했다고 말한다. [사진=영국 일간 미러 보도 캡처]
약이나 운동으로도 나아지지 않았던 우울증 증상이 찬물 수영을 한 뒤 극적으로 나아졌다는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브리스틀에 사는 헬렌 다운햄(37)의 이야기로, 그는 찬물 수영이 자신의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더미러에 따르면 헬렌은 코로나 팬데믹과 맞물린 2019년과 2022년 사이 이별, 실직, 다리 골절 등 여러 가지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다. 싱글맘인 그는 이전부터 우울증 증상이 있었지만, 팬데믹을 지나면서 자살까지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심각한 광장공포증이 생겼고, 집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다. 의사의 조언으로 약을 늘리고 운동도 해보았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광장 공포증은 광장과 같은 넓은 장소, 급히 빠져나갈 수 없는 장소, 도움을 받기 어려운 장소나 상황에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정신 질환이다. 주로 공포감을 느끼는 특정 장소나 특정 성격의 장소를 회피하는 형태로 나타나며, 이에 따라 활동 반경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은둔형이 된 헬렌은 그렇게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다 지난 1월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bing)'이라는 NHS 프로그램에 참여해볼 것을 제안받았다. 영국에서 실시중인 사회적 처방은 시민의 건강과 웰빙을 향상시키는 지역사회의 활동, 그룹, 서비스에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헬렌이 추천 받은 과정은 지역에서 운영중인 6주 간의 찬물 수영 그룹이었다.

처음 참여했을 때부터 찬물 수영은 그에게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처음엔 너무 추워 놀랐으나 곧 적응하게 되었고, 집에 돌아와서는 머리가 훨씬 더 맑아지고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찬물 수영에 매료된 그는 현재 일주일에 2회 이상 참여하고 있다. 그는 "전에는 집에 혼자 틀어박혀 집밖으로 절대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이제는 친구들과 함께 수영하러 갈 생각에 들떠 전날엔 잠을 못 잘 지경"이라며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찬물 수영,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 준다는 연구 다수…심장질환 있으면 조심해야

실제로 찬물 수영이 우울증을 비롯해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다. 2020년 영국에서 실시된 한 연구에서는 차가운 바다에서 수영한 그룹의 사람들은 통제그룹보다 우울한 기분이 최대 10배까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진단을 받은 24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2018년 사례 보고서에서도 찬물 수영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여성은 약물 복용을 중단하고 싶어했고, 이에 의사는 일주일에 한 번 찬물 수영을 권했다. 해당 여성은 수영을 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면서 우울 증상이 점차 감소하는 것을 느꼈고, 수영을 시작하고 한 달 후부터 약을 줄여 4개월이 지났을 때에는 약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었다.

다만, 찬물 수영이 정신 건강에 주는 이점이 찬물 수영 그 자체에 있는지, 아니면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려 하는 활동이기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사연 속 여성도 찬물 수영과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활동의 성격 둘 다 우울증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누구나 찬물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심장질환 등 주의해야 할 건강 상태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너무 차가운 물에서 시작하기보다 늦여름이나 초가을쯤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영을 할 때에는 깊지 않은 곳에서 천천히 시작하고, 반드시 다른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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