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교수들의 전공의 지도 거부는 몰염치한 학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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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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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질환연합회 "부끄럽게 생각하고 철회하길"
서울 도심의 한 대형병원 게시판에 전공의 모집 포스터가 붙어 있다. [사진=뉴스1]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연세대 의대 교수 일부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두고 "제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보이콧' 선언을 한 것에 대해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23일 논평을 내고 "세브란스 비대위가 가을 턴(하반기 모집) 전공의에 대해 우리의 자랑스러운 학풍을 함께 할 제자와 동료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다"며 "지방에서 서울로 지원하는 전공의 진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환자의 고통과 생명을 포기하고 국민의 치료권을 방해하는 행동은 자랑스러운 학풍이 아니라 몰염치하고 반인륜적 학풍임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철회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소속 병원 교수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대한 비판 성명을 잇따라 내놓았다. 전날 세브란스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병원은 내년 이후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가을 턴으로 정원을 신청했지만 이 자리는 세브란스 전공의를 위한 자리임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직 처리된 전공의들의 자리를 현재 세브란스와 전혀 상관 없는 이들로 채용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부가 병원 근로자를 고용한 것일 뿐"이라며 "작금의 고난이 종결된 후 지원한다면 이들을 새로운 세브란스인으로 환영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자랑스러운 학풍을 함께 할 제자와 동료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서울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진료과 교수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모집인원이 신청된 것은 보건복지부의 강압적 행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며 정부에 일방적 의료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중앙의료원 소속 9개 진료과 교수들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거부하기로 했다.

빅5 교수들의 하반기 모집 보이콧 행렬이 이어지면서 전공의들이 빅5 병원에 응시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이는 말 자체로 전공의 지원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라며 의대 교수들의 이 같은 행동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먼저 타 의과대학 전공의들에게는 지금이 빅5병원으로 갈 기회인데, 자기들보다 못한 의대의 전공의들을 받지 않으려는 의도가 보인다"면서 "또 다른 하나는 전체 흐름상 의대 증원을 반대한 의대 교수들이 자기들의 주장을 계속하고자 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의대 교수의 보이콧에 상관없이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전공의를 위축시키려는 교수들의 입장에 유감을 표한다"며 하반기 모집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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