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가락지’ 비판에 이어폰 품질 논란, 삼성전자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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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2. 오후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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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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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출시한 버즈 3 프로 ‘품질 관리 미흡’ 지적 이어져
삼성전자의 새로운 블루투스 무선이어폰 '버즈 3'(위)과 '버즈 3 프로'가 품질 관리 논란으로 사실상 리콜이 결정됐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제조·마감 불량에 대한 지적 끝에 신제품 '버즈 3 프로'를 사실상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18일까지 진행된 사전 판매 기간 구매하신 일부 제품에서 품질 문제가 제기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제품에 불편함을 느끼시는 경우 가까운 서비스 센터에서 교환, 환불 등 적절한 조치를 받으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10일 발표한 신형 블루투스 무선이어폰 '버즈 3 프로'가 품질 관리 미흡 논란에 휩싸인 것에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버즈 3 프로를 구매한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제품에 결함이 너무 많다"며 "품질 검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중소 기업 수준의 품질 관리?

현재까지 IT제품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나 삼성닷컴 공식 홈페이지 질문 코너에 공통적으로 보고된 결함들은 크게 네종류다. △충전케이스 바닥이 울퉁불퉁하거나 뚜껑 부분 힌지가 덜렁거리는 등 케이스 마감 관련 결함 △유닛(이어폰 본체)의 LED 색상이 다르거나 밝기가 균일하지 않은 등 유닛 마감 관련 결함 △노이즈 캔슬링 기능(외부 소음을 차단해 음악이나 미디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정하게 동작하지 않고, 꺼졌다 켜지는 것을 반복하거나 잡음이 심하게 발생하는 기능 관련 결함 △이어팁(이어폰이 귀와 닿는 부분) 교체할 때 너무 쉽게 찢어지는 문제 등이다.

여기에 '주연(ZUYONI)', '테크몽(Techmong)' 등 평소 삼성전자의 갤럭시 제품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던 IT 리뷰 전문 유튜버들 역시 비슷한 경험을 토로하며 이번 버즈 신제품의 품질 관리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삼성닷컴 홈페이지 캡처]
257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잇섭(ITSub)'은 버즈 3 프로를 10대 구입해 자체 검증에 나서기도 했다. 잇섭은 "총 10대 중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외관상 결함이 있는 것이 4대, 교환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기능적 결함이 있는 것이 3대였다"고 밝혔다. 그는 "의도적으로 여러 판매 플랫폼(쿠팡, 지마켓, 네이버스토어, 삼성닷컴 등)을 통해 구매했음에도 결함이 있는 제품이 많았던 것은 이번 일이 온라인의 소수에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버즈 3 프로의 가장 흔한 결함이 LED 장식이나 충전 케이스 내 이물질 등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며, 이는 별도의 기술적 완성도 없이 검수 작업만으로도 상당 부분 걸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반기 기대 한 몸에 받던 '버즈', 이미지 회복 못하면 치명적

문제는 삼성전자의 제품 품질 관리에 대한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갤럭시탭(태블릿PC)은 이미 여러 차례 디스플레이나 카메라 관련 결함이 지적된 바 있다. 버즈의 전작 버즈 프로(2021)와 버즈 2 프로(2022)는 '외이도염을 유발한다'는 논란도 있었다.

제품을 구매한 일부 사용자들이 해당 제품 착용 후 귀에서 진물이 나오거나 외이도염을 앓게 됐다는 리뷰를 작성하면서 논란이 된 것이다. 귀에 밀착하는 커널형 이어폰의 특성상 이어팁의 품질이 굉장히 중요한데, 삼성전자가 이어팁 설계에는 다소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차기작인 버즈 3를 통해 이러한 부정적인 평가를 반전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로 지난 10일 갤럭시 신제품 공개 행사인 '갤럭시 언팩' 에서 버즈 시리즈는 가장 호평을 받은 웨어러블 제품이었다. 갤럭시 워치는 비싼 가격으로, 갤럭시 링은 디자인과 애매한 기능으로 호불호가 갈린 가운데 유일하게 '제대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내릴만한 제품이었던 것.

지난 10일 '갤럭시 언팩' 행사 당시만해도 버즈는 하반기 삼성전자의 핵심 제품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사진=뉴스1]
주연, 테크몽, 잇섭 역시 출시 초반엔 "음질, 착용감, 통화 품질 등이 개선된 역대급 제품"이라며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경쟁작인 애플의 '에어팟'과 너무 닮았다는 것일 정도로 잘 만든 기기"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버즈의 이번 품질 논란이 아쉬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버즈는 사실상 삼성전자의 올 하반기 대표 주력 제품 중 하나였던 것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번 버즈 3 프로를 단순한 음향기기가 아니라, 헬스케어 기기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사용자의 주변 환경이나 사용 습관에 맞춰 노이즈 캔슬링 강도와 소리 크기를 조절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번 갤럭시 신제품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갤럭시 AI'를 활용한 것으로, 지나치게 큰 소리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 난청을 예방하는 기능이다. 또한 가속도 센서를 이용해 사용자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자세를 감지하고 시간이 지나면 경고 알림을 띄워 거북목을 예방해주는 기능도 탑재됐다.

그러나 아쉬운 품질 관리로 이러한 개선에 대한 빛이 다소 바라게 됐다. 유튜버 테크몽은 "삼성전자의 말처럼 24일 이후 개선품이 나온다고 해도, 온라인 주문 시 개선품이 올지 재고로 잡혀 있던 구형 제품이 올지 소비자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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