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환자, 집 떠나면 고생”…휴가땐 ‘장’건강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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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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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관리와 음식·물·운동에 관심 쏟아야…변비, 인지기능의 3년 노화에 해당
휴가철이다. 집 떠나면 고생이다. 변비가 있고, 공중화장실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은 특히 그렇다. 여행을 떠날 땐 나름 대비가 필요하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몸과 마음이 건강하려면 시쳇말로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면 된다. 하지만 장의 운동기능이 뚝 떨어지면 변비로 고생할 수 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변비 환자는 특히 집 떠나면 고생이다. 집에선 멀쩡하지만, 집 밖에만 나서면 변비 증상을 보이는 사례도 꽤 많다. 여성 가운데 '외출 변비'나 '여행 변비' 증상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공중화장실 사용을 꺼리는 생활습관 탓도 크다.

여름 휴가 여행 땐 의식적으로 마음을 편하게 하고, 가급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틈나는 대로 심호흡, 복식호흡을 하면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 비행 중 간단한 운동, 과식·알코올·패스트푸드 가급적 피하기 등 조치도 필요하다. 여행 중엔 변비는 물론 설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건강포털 '더헬시(Thehealthy)'에 따르면 화장실에 가는 횟수(배변 횟수)는 뇌 건강, 즉 인지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흘에 한 번 꼴로 대변을 보는 변비 환자는 배변이 정상적인 사람에 비해 인지기능이 약 3년 더 노화하는 것으로 미국 하버드대 연구 결과 나타났다. 이런 변비 환자는 주관적 인지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73%나 더 높았다.

만성 변비(주 3회 미만 배변)로 고통받으면, 장에 염증이 생기고 산화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서울대병원 의학정보에 의하면 변비를 오래 방치하면 면역력이 뚝 떨어지고 근감소증, 골다공증, 심혈관병, 요실금, 허혈성 대장염,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 각종 병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성인의 약 16%가 변비 증상을 겪는다. 특히 60세 이상의 33%가 변비를 호소한다. 섬유질이 부족한 음식을 먹거나 신체활동을 충분히 하지 않거나 일부 약물을 복용하면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다. 국내 연구 결과를 보면 변비를 앓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2.04배 더 높다. 약 780만 명이 변비로 고통받고 있고, 특히 70세 이상 노인의 변비 유병률은 20대 젊은이의 약 10배로 추정된다.

'제2의 뇌'라고 부르는 장에는 많은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 이들 박테리아는 장의 소화, 면역반응, 기분 조절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성 변비는 염증, 호르몬 불균형, 불안·우울증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버드대가 주도하는 연구에 참여했던 미국 애머스트대 차오란 마 조교수(영양학)는 "장내 미생물, 특히 부티레이트를 생성하는 미생물과 식이섬유를 소화하는 미생물이 부족하면 배변 횟수도 감소하고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이중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마 조교수는 11만 명 이상의 배변 빈도와 인지기능을 추적한 코호트(동일집단) 연구 논문 3건을 분석하는 등 '장-뇌 축'을 탐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7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회의에서 발표됐다.

연구의 공동 책임 저자인 하버드대 의대 인동 왕 조교수는 "장을 편안하게 하려면 과일, 채소, 통곡물 등 섬유질과 폴리페놀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물을 매일 충분히 마시고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해야 한다. 특히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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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중앙일보 의학담당, 보건복지부 환경부 과기정통부 법무부 검찰 등 출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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