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기침" 폐암 말기라고?...매일 운동한 비흡연 30대男,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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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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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발견 어렵고 생존율도 낮은 폐암...조리매연 등 비흡연자 폐암 위험 높여
영국에 사는 루이스 데인즈(35)는 지속적인 기침 이후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 3개월간 목이 간질거리는 기침이 이어졌고 어깨와 가슴 통증도 나타났다. [사진=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 Kennedy news and Media]
3개월간 기침을 하던 영국의 30대 남성이 폐암 4기였던 사연이 공개됐다. 암이 몸 곳곳 퍼져 완치가 어려운 말기 암을 판정받은 이 남성은 심지어 비흡연자였다고 한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루이스 데인즈(35)는 평생 담배를 피운 적이 없으나 지속적인 기침을 하더니 폐암 4기 진단을 받았다. 기침은 작년 12월부터 시작됐다. 약 3개월간 목이 간질거리는 기침이 이어졌지만 루이스는 가볍게 여겼다. 그는 "매일 아픈 사람들을 만나고 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며 "기침을 관리하면서 헬스장에 가는 등 일상을 보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침뿐 아니라 어깨와 가슴에도 통증이 나타났다. 이에 지난 2월, 루이스는 응급실을 찾았고 폐에 암 덩어리가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의 오른쪽 폐에는 골프공 만한 종양이 자라고 있었다. 종양은 뼈와 부신으로도 퍼져있었고 치료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치료를 하더라도 잠시 시간을 벌 뿐 사실상 완치가 어렵다는 의미다.

최종적으로 폐암 4기라는 진단을 받은 그는 "기침을 하기 전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매일 밤 운동을 하고 술도 마시지 않았다"며 "'평생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있는데 왜 내가 걸렸을까'라는 생각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 암이더라도 종양을 제거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불치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치료하지 않으면 4~7개월 정도 생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루이스의 건강은 악화한 상태지만 그는 "가족에게 짐이 되고싶지 않다"며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조기 발견 어렵고 생존율도 낮은 폐암...기침‧가래‧가슴 통증 등 증상 나타나

폐암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이다. 위 사연에서도 알 수 있듯 폐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치료가 어려운 상태에서 발견돼 생존율이 낮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미리 폐암을 의심하기 쉽지 않다. 실제 조기 진단되는 사람은 전체의 5~15%에 불과하며 폐암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약 40%다. 10년 이상 생존하는 사람은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폐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일반 감기처럼 기침, 가래 등 증상이 나타난다. 사연 속 남성처럼 목이 간지러운 듯한 기침을 하기도 한다. 이 외에 피 섞인 가래, 호흡곤란, 가슴 통증, 쉰 목소리 등이 폐암의 흔한 증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흡연자 폐암 높이는 요인은?...자동차 배기가스 등 대기오염 물질 암세포 유발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위험이 15~80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연 속 남성처럼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폐암에 걸릴 수 있다. 여성 폐암 환자는 약 90%가 비흡연자라는 통계도 있다. 비흡연자의 폐암을 유발하는 요인은 널리 알려진 간접흡연 외에도 다양하다.

먼저, 미세먼지, 자동차 배기가스 등 각종 대기오염 물질에 자주 노출되면 폐암 위험이 높아진다. 배기가스 등에는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호흡기를 자극하고 염증과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성분이 들어있다.

대기오염이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 프란시스 크릭 연구소‧런던 컬리지대 공동연구팀이 비흡연자 폐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 환자 대부분은 대기오염이 심한 곳에 거주했다. 연구진은 자동차 배기가스와 화석연료에 의해 발생하는 PM2.5 수준의 오염물질이 폐 염증을 유발하고 종양 유전자 돌연변이를 만들어 암세포를 자라게 한다고 설명했다.

조리매연도 폐암 원인...밀폐된 주방에서 조리하는 여성 폐암 위험 5.8배 높아

조리 시 나오는 연기도 비흡연자 폐암의 원인이다. 고온에서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요리를 하거나 어류나 육류 등 단백질 식품을 조리할 때는 발암성 물질이 나온다. 이 물질이 섞인 조리매연은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고 폐암 위험을 높인다.

때문에 조리 시 환기를 충분히 하는 게 중요하다. 환기가 잘되는 주방에서 조리하는 여성보다 환기 시설이 나쁜 곳에서 조리하는 여성의 폐암 발생 위험은 1.5배 높았고, 밀폐된 주방에서 조리하는 여성은 5.8배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폐암은 국내에서도 사망률 1위 암에 해당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 국내에서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8만3378명이다. 이 중 폐암 사망자는 22.3%(1만8584명)으로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만큼 정기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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