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444kg, 현재 228kg...40세 못 넘긴다 했는데 올해 64세, 무슨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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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1. 오후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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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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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사람으로 기록된 폴 메이슨...100kg대까지 체중 감량했지만 다시 200kg대로, 그가 겪은 정신적 문제 고백
폴 메이슨은 한 때 세계에서 가장 무거웠던 남자다. 기록된 체중만도 444.5kg. 너무나 뚱뚱해서 의사는 그가 40세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 했다. 올해 64세가 된 그는 현재 228.6kg이다.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폴 메이슨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무거웠던 남자다. 2010년 기록된 체중만도 444.5kg.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400kg에 육박할만큼 너무 뚱뚱해진 탓에 의사는 그가 40세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 했다. 전직 우편 배달부였던 폴이 가장 뚱뚱한 사람으로 기록된 것은 2010년 50세에 이르면서다. 올해 64세가 된 그는 현재 228.6kg이다. 여전히 무거운 몸으로 침대에 누워 있으며 다시는 걷지 못할 수도 있다.

폴은 미국 여성과 사랑에 빠져 세기의 러브스토리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지금은 헤어졌다. 그는 항상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었다. 결국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에는 극심한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체중,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이 절정에 이르던 시기였다.

그간 힘든 여정을 보내고 최근 영국 일간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근황을 알렸다. 다시 걷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남은 시간을 다른 사람들을 돕고, 그들이 나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돕고싶다는 말을 전했다.

폴이 200kg대로 체중을 감량한 후에는 317.5kg에 달했던 제이슨 홀턴에게 영국에서 가장 무거운 남자 타이틀을 건네줬다. 하지만 제이슨은 올해 5월 초 사망했다. 비슷한 처지에 있던 제이슨의 죽음은 그에게도 충격이었다. 폴은 "그는 겨우 33세였고, 삶의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음식 중독이 그를 이겼다. 그의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이겨내도록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5년 위우회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후 그는 120.7kg으로 체중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때 13살 어린 미국인 레베카 마운틴과 사랑에 빠져 미국으로 이주했다. 왼쪽= 현재 약 228kg인 64세 폴. 오른쪽= 2015년 120kg대 체중 감량에 성공, 그의 연인 레베카와 찍은 폴의 모습. [사진= 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폴이 100kg에 달했던 때도 있었다. 2015년 위우회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후 그는 120.7kg으로 체중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때 13살 어린 미국인 레베카 마운틴과 사랑에 빠져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늘어진 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당시 피부를 잘라낸 후, 깃털처럼 가벼운 느낌을 받았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잘 걸을 수 있게 됐고 이동성이 개선됐다. 레베카와의 사랑도 무르익었다. 2013년 레베카는 "우리의 신체적 관계는 훌륭하다. 서로간 화학 작용은 감정적 화학 작용만큼 강하다"고 말했다. 그 사랑을 증명하기라도 한듯 2014년 레베카는 미국 TV 생방송에서 폴에게 청혼했다.

모든 것이 잘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던 시기에 폴은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는 "수술 후 가장 가벼웠던 몸무게가 120.7kg이었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거울 속에 나는 '얇아진' 모습이었지만 깊은 내면에서는 여전히 여분의 피부와 살의 무게를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고백했다.

정신 건강이 악화되면서 폴은 다시 먹는데 집착했다. 식사량도 늘었다. 매일 밤 감자칩과 같은 과자를 먹었다. 폴이 다시 옛날 습관으로 돌아가면서 레베카와의 관계에도 긴장이 생겼다. 결국 그들은 빵 한 덩어리를 먹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헤어졌다.

2019년 폴은 삶을 되찾기 위해 영국으로 돌아갔다. 전문 심리학자 로라 윌리엄스 박사를 만나 정신적 문제의 근원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많은 문제가 어린 시절과 군 경찰이었던 아버지의 언어적 및 신체적 학대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었다.

폴에 따르면 아버지는 주로 머리를 때렸고, 작은 실수라도 하면 돌아서서 한 대 때렸다. 그의 아버지도 체중 문제로 고통받았으며, 어머니가 샐러드를 내놓으면 접시를 테이블에 던지며 "먹기 싫어!"라고 소리쳤다고 회상했다. 여섯 살 때부터 가족의 지인인 한 여성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고도비만에서 가장 확실한 감량은 수술적 조치...비만대사수술 선택 할 수 있어

한편, 폴이 100kg대에 이를 수 있게 한 위우회술은 위를 식도 부근에서 작게 남기고 잘라 나머지 위와 분리한 후 소장과 연결해 주는 방법이다. 음식 섭취량과 함께 흡수를 제한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커 미국에서는 표준 수술로 인정받고 있으나, 경계성 궤양 등의 합병증이 잘 생기는 단점이 있다. 수술 후에는 남은 위에 내시경 검사를 할 수 없어, 위암이 특히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수술 방법으로는 위소매절제술이 있다. 위를 바나나처럼 길게 절제하여 위 용적을 줄이고 섭취량을 제한하는 수술이다. 식욕 자극 호르몬인 그렐린이 분비되는 부위를 없애 식욕을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 위 우회술과 동일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수술시간이 짧고 수술 후 장단기 합병증 또한 적다. 수술 후 위내시경도 가능해 위암 발병율이 높은 동아시아에서 큰 장점을 지닌다.

십이지장우회술은 루와이 위우회술만큼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 또한 고도비만이면서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당뇨병 완치의 효과도 루와이 위우회술만큼 뛰어나다. 하지만 체질량지수가 낮은 (27.5-35kg/m2) 당뇨병 환자는 췌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회술의 당뇨 개선 효과가 더 뛰어날 수 있다.

보통 비만대사수술 이후 6주 뒤부터는 일반적인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커피와 술은 수술 이후 6개월 뒤부터 마신다. 수술 후 처음 3개월 동안 체중이 많이 빠진다. 수술 이후 위의 용적이 작아지더라도 체중 조절이 힘들 때가 있다. 포만감을 느껴도 식사를 줄이지 않는 과거의 습관 때문이다. 끼니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먹되, 소량씩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음식은 작게 잘라, 천천히 잘 씹어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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