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사람이 울면 스트레스 엄청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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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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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전염’ 개념 뒷받침…사람 울음소리에, 반려견이 반려돼지보다 훨씬 더 큰 스트레스
많은 사람이 반려견과 동고동락한다. 사람이 슬퍼서 울면 반려견도 슬퍼한다. 사람과 반려동물 사이의 '감정 전염(Emotional contagion) '개념은 각종 연구 결과로도 뒷받침된다. 반려견은 사람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오래된 친구'다.[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이 슬퍼서 울면, 반려견도 슬퍼하며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헝가리 외트비시 로란드대(ELTE) 연구팀은 전 세계의 반려견과 반려돼지(미니돼지)가 인간의 감정적인 발성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반려견과 반려돼지는 사람의 울음 소리와 흥얼거리는 소리(허밍)에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며, 울음 소리에는 반려견이 스트레스를 훨씬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축화·반려화 과정에서 반려견이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특별히 선택됐고, 이 때문에 사람의 소리를 통한 '감정 전염(Emotional contagion, 정서 전염)'이 잘 이뤄짐을 뜻한다.

연구의 제1 저자인 파니 레호츠키 박사(동물행동학과)는 "반려동물은 사람의 울음 소리와 흥얼거리는 소리를 잘 구별한다"며 "반려견은 울음 소리에, 반려돼지는 흥얼거리는 소리에 훨씬 더 심한 스트레스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반려견은 스스로의 감정적 상태와 사람 발성의 감정적 내용을 일치시키는 반응을 보여 '감정 전염' 개념을 뒷받침했다. 반면 반려돼지는 특이한 발성인 흥얼거리는 소리를 들었을 때 더 많은 스트레스 행동을 보였다. 반려돼지도 서양에선 인기가 있지만, 인간과 함께한 역사가 훨씬 더 짧다.

인간과 동물은 발성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 또한 감정적인 발성으로 드러나는 감정 상태에 대한 정보를 코드화하는 방식이 종 사이에 매우 비슷할 수 있다. 동종(같은 종의 구성원)뿐만 아니라 이종(다른 종의 구성원)의 개체도 이런 발성을 비슷하게 처리할 수 있다. 사람과 반려견이 그 좋은 예다.

연구팀은 감정적인 발성을 들으면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에 감정 상태가 자동적으로 일치하는 '감정 전염' 과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간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 내는 '조난 발성'을 들은 반려견에게서 이런 종 사이의 감정 전염이 관찰됐다. 연구의 공동 제1 저자인 폴라 페레스 프라가 박사(동물행동학과)는 "흥미롭게도 반려견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사람의 발성 소리와 일치시켜 각성도가 높고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나타내는 행동을 더 많이 보였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원격 실험 방식을 택해 전 세계 다양한 지역의 성장 과정이 비슷한 반려동물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이 연구 결과(Family pigs' and dogs' reactions to human emotional vocalizations:a citizen science study)는 ≪동물행동(Animal Behaviour)≫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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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중앙일보 의학담당, 보건복지부 환경부 과기정통부 법무부 검찰 등 출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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