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검사에 ‘이런 허점’이 있었다?”…새 검사법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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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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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침 속의 결핵균 생존 여부, 폐 염증 여부의 진단에 문제”…치료 너무 빨리 끝내거나 불필요한 치료받을 수 있어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고 피로감이 극심하면 결핵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메년 약 2만명이 새로 결핵 진단을 받는다. 이는 '결핵 왕국'이라 불리던 2011년의 약 절반 수준이다. 종전 진단검사의 허점을 보완한 새로운 검사법이 개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핵을 진단하는 검사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침에 결핵균이 있는지 알아보는 검사(침 검사)와 폐에 염증이 있는지 알아보는 검사(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스캔)다. 하지만 침 검사에서는 결핵이 폐에서 완전히 치료되기 훨씬 전에 음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환자는 치료를 너무 일찍 끝내 낭패를 볼 수 있다. 또한 결핵균이 사라졌는데도 염증은 없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환자는 PET 스캔을 한 뒤에도 불필요하게 오랫동안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결핵 검사의 이 같은 본질적인 허점을 없애는 새로운 검사법이 개발됐다. 영국 옥스퍼드대, 미국 피츠버그대 공동 연구팀은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스캔을 사용하되, 몸 안에 살아있는 결핵균이 흡수하는 새로운 방사성 추적자를 이용해 결핵을 검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새로운 특정 방사성 추적자(FDT)는 스캐너로 감지해 3차원(3D) 이미지로 바꿀 수 있는 방사선을 내보내는 방사성 화합물이다. PET 스캔과 FDT를 사용하면 환자의 폐에서 결핵균이 활동 중인 위치와 시점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다. 2021년 세계에서 약 1060만 명이 결핵에 걸렸고, 약 160만 명이 결핵으로 숨졌다.

또 최근 한양대 의대 연구 결과를 보면 결핵을 앓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각종 암에 걸릴 위험이 약 8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암(3.6배), 혈액암(2.4배), 부인암(2.2배)에 걸릴 위험이 높다. 국내 결핵 발생률(2022년)은 10만명 당 39.8명이다. 매년 약 2만 명이 새로 결핵 진단을 받는다.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결핵 퇴치 전략에 따라, 국내 결핵 발병률을 2027년까지 10만명 당 20명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연구팀의 벤자민 데이비스 옥스퍼드대 교수(화학)는 "결핵균이 몸 안에서 언제 활동하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초기 진단에 매우 중요하다. 일찍 진단을 받으면 환자는 결핵균을 죽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오랫동안 항생제를 투여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폭넓은 전 임상시험(동물실험)을 통해 이 새로운 방사성 추적자가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다는 사실을 검증했으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1상 임상시험에 들어갈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보급형 표준 방사선 제어 및 PET 스캐너만 있으면 세계 어디서나 이 새로운 결핵 검사법을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방사성 추적자(FDG)와 이를 FDT로 바꾸기 위해 개발한 효소는 모두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최소한의 추가 교육만 받으면 이 새 결핵 진단법을 어디서나 쓸 수 있다. FDT를 사용하면 치료 중인 환자의 몸에 결핵균이 살아있는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연구 결과(Distributable, metabolic PET reporting of tuberculosis)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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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중앙일보 의학담당, 보건복지부 환경부 과기정통부 법무부 검찰 등 출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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