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아이앤씨, DB하이텍 지배력 강화 '재무부담'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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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4. 오후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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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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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DB하이텍
 

DB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DB아이앤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력 계열사 DB하이텍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간 행동주의 펀드 KCGI와의 분쟁을 계기로 지분을 꾸준히 늘리며 관계기업으로 편입했다. 이 과정에서 매입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차입을 진행해 이자비용 증가 등 재무부담이 커졌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B아이앤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DB하이텍 주식을 매입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KCGI로부터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250만주(지분율 5.63%)를 사들였다. 매입가는 당시 주가에 13%를 할증한 1주당 6만6000원으로 총 1650억원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전체 주식 수는 829만3783주(18.68%)로 늘었다.

DB아이앤씨는 올 상반기에도 DB하이텍 주식을 추가로 취득했다. 2월에는 장내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20만1000주를 99억원에 매입했다. 3월에는 장외에서 DB생명보험으로부터 8만주를 35억원에 양수했다. 이에 따라 보유주식 수는 829만3783주(20.07%)로 증가했다. DB의 지분율이 20%를 넘기면서 DB하이텍의 지위도 기존 기타특수관계자에서 관계기업으로 바뀌었다.

DB아이앤씨는 이처럼 KCGI와의 분쟁 이후 DB하이텍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각종 재무부담이 뒤따랐다. DB하이텍 지분 확보에 1784억원을 투입하면서 현금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일부 매입 대금은 보유현금으로 지불했지만 상당 규모는 차입에 의존했다. 지난해 12월 블록딜 금액의 72.7%인 1200억원은 차입금으로 해결했다.

 
 

실제로 DB아이앤씨의 별도기준 재무제표를 보면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2978억원으로 전년 대비 67.2% 늘었다. 차입금 증가는 유동성 하락으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66.9%로 전년 대비 19.5%p 떨어졌다. 반면 부채비율은 1년전보다 73.6%p 상승한 113%를 나타냈다. 대규모 차입으로 부채총계가 전년보다 289.9% 증가한 탓이다.

DB아이앤씨는 차입 과정에서 DB하이텍 주식 521만2783주를 담보로 활용했다. 우리은행으로부터 653억원을 빌리면서 DB하이텍 주식 150만주,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2268억원을 차입하면서 521만2783주를 각각 담보로 제공했다. 담보비율이 담보유지비율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추가 담보를 설정해야 한다.

재무부담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분인수 과정에서 현금을 소진해 올 상반기 말 별도기준 현금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 기타금융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80.6% 감소한 374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17.2%로 소폭 올랐다. DB가 DB하이텍을 관계기업으로 편입하면서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평가손익)으로 잡히던 기타자본구성요소는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자본총계가 감소했다.

차입금 등 부채가 늘면서 이자비용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DB아이앤씨는 올 상반기 별도기준 이자비용으로 66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무려 265.4% 늘어난 규모다. 구체적으로 보면 차입금이자가 가장 많은 61억원, 나머지 리스이자가 5억원이었다.

한편 DB아이앤씨는 최근 지주사 전환 이슈로 또 다른 부담을 지고 있다. 비금융 계열 지주사 역할을 하며 그동안 DB하이텍 주가에 따라 지주사 전환 대상에 오르내린 가운데 최근 DB하이텍 주가 상승으로 또다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전환 통보를 받았다. 계열사 주식가액 합계액을 끌어올려 DB아이앤씨 자산총액의 50%를 넘겼기 때문이다.

DB아이앤씨는 이미 한 차례 DB하이텍 주가 변동으로 지주사 전환 대상이 됐다가 해제된 경험이 있는 만큼 2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대처할 방침이다. 다만 만일을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DB월드 보유주식 548만5287주를 모두 DB하이텍에 매도했다. DB하이텍은 기존 DB월드 지분 33.97%에다 이번에 양수한 지분을 더해 57.94%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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