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3E' 엔비디아 공급설 '무성'…2Q 실적발표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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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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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E D램 이미지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엔비디아향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둘러싼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달 말로 예정된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HBM3E(5세대)에 대한 구체적인 공급 일정이 공개될지 주목된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의 HBM3(4세대)가 엔비디아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았다고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HBM3가 중국 시장을 겨냥한 엔비디아의 'H20'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될 것이라고 전했다. H20은 엔비디아의 주력 GPU인 H100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능이 제한된 반도체다. 로이터는 이어 삼성전자의 HBM3E는 아직 엔비디아의 품질 인증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3 공급을 시작한 때는 지난 2022년 6월이다. 삼성전자는 1년여 지난 시점인 2023년 2분기부터 HBM3 양산을 본격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 보도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 공급망 진입 시점은 SK하이닉스보다 2년가량 늦는 셈이다. 최근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출시 주기는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앞당겼다. 이에 발맞춰 HBM 세대 전환도 빨라지는 추세다. 이미 주류가 HBM3E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HBM3 공급이 큰 의미를 갖기 어려운 이유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로부터 HBM3을 전량 공급받고 있었는데,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 대부분을 HBM3E로 전환하면서 물량이 부족해지자 삼성전자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당초 공급에 사활을 걸었던 것은 HBM3E다"라고 말했다.

대만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엔비디아향 HBM3E 공급이 임박했다는 신호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대만의 AI 반도체 공급망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HBM3E가 엔비디아의 품질 인증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출하는 올해 3분기 시작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생산능력을 HBM 중심으로 전환하기에 앞서 대만 공급망에 일반 D램 주문을 늘릴 것을 권장했다고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가 소문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삼성전자는 HBM3E 8단의 매출이 이르면 2분기 말부터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12단 역시 시제품을 공급하고 2분기 중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BM3에서 주도권을 내준 만큼 HBM3E에 역량을 모아 격차를 줄인다는 구상이다.

현재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한다고 발표한 메모리 제조사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HBM3E를 대규모로 양산해 고객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인 H200 GPU에 탑재되는 물량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보다 한 달가량 앞선 지난 2월에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으나,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SK하이닉스에 비해 미미하다. SK하이닉스에 비해 생산능력이 부족한 탓이다.

시장의 혼란과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삼성전자가 오는 31일 열리는 실적설명회에서 구체적인 HBM 성적표를 공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초 공개한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은 74조원, 영업이익은 10조4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HBM 성과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범용 메모리 시장 반등에 따라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HBM에 기반한 매출이 반영될 경우 하반기 큰 폭의 성장도 가능하다.

아직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이 검증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공급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근거는 삼성전자가 가진 압도적인 공급 역량이다. 부족한 HBM은 AI 반도체의 원활한 생산을 막는 요인 중 하나다. 엔비디아가 매출을 더 늘리기 위해서는 SK하이닉스 외에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해야 한다. 마이크론은 단시간에 생산능력을 추가하기 어려운 만큼 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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