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M&A] 강성부의 KCGI는 대어를 낚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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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3. 오후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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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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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 07월 22일 13시 24분 넘버스에 발행된 기사입니다.
/사진=KCGI 홈페이지 갈무리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금융사 여러 곳이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KCGI가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다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자유롭지 않은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은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 16.29%(207만4010주) 중 11.29%(143만7590주)와 우선주 지분 14.56%(7만6435주) 전량을 처분한다. 

이달 9일 진행된 한양학원의 2024년도 6차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보통주는 주당 1만803원에, 우선주는 1만3483원에 팔 계획이다. 총처분예상가액은 165억6086만원이다.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지분을 매각하는 이유에 대해 "한양대는 16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의료원은 기존 병원시설 노후 및 열악한 의료여건으로 최근 수년간 적자 운영을 면치 못했고, 전공의 파업까지 겹쳐 재정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지분매각을 본격화하면서 금융사 여러 곳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가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2021년 케이글로벌자산운영(현 KCGI대체투자운용)과 2023년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을 사들인 데 이어 증권사까지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강 대표는 한양증권 인수와 관련해 "KCGI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데 당연히 모든 인수합병(M&A)에 관심이 있지 않겠냐"며 "다만 매도자가 KCGI를 통해 거래를 흥행시키려 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한양증권 인수후보로 거론된 것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업계에서는 우회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KCGI가 한양증권 인수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대주주 적격 심사가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8월9일 (왼쪽부터) 한천수 쎄미시스코(현 스마트솔루션즈) CFO, 마영민 키스톤PE 대표,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강성부 KCGI 대표, 이병협 TG투자 대표가 쌍용차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업무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에디슨모터스
 

2021년 KCGI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 과정에서 키스톤PE,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 전 쎄미시스코)와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이 컨소시엄은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2022년 1월10일 본계약을 체결했다. 본계약 체결 전 키스톤PE는 컨소시엄에서 이탈했다.

이후 인수대금 약 3000억원 중 에디슨 측에서 낸 계약금 300억원을 제외하고 2700억원이 미납됐고, 결국 같은 해 3월28일 쌍용차는 해당 컨소시엄에 M&A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인수가 무산됐다.

여기서 스마트솔루션즈 소액주주들이 이 컨소시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본계약 체결일인 1월10일 KCGI가 인수자금 3000억원을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호재가 겹치면서 스마트솔루션즈 주가는 1월10일부터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인수가 무산된 3월28일 주가는 폭락했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3월30일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정지 사유는 감사의견 거절이지만, 스마트솔루션즈를 둘러싼 주가조작 파문이 겹치면서 결국 올해 2월 상장폐지가 확정돼 이달 25일 상장이 폐지될 예정이다.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소송 중인 가운데 KCGI도 2023년 9월에 열린 강 회장 관련 소송 17차 공판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스마트솔루션즈 소액주주 대표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자금 재무적투자자(FI)로 KCGI와 키스톤PE가 등장하면서 스마트솔루션즈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며 "KCGI는 쌍용차가 아닌 쌍용차가 보유한 평택 공장 부지에 관심이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쌍용차 투자계약서에는 에디슨모터스와 에디슨EV만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명시돼 있다. 결국 KCGI는 키스톤PE와 마찬가지로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KCGI가 강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에 실질적으로 연루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소액주주들은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

만약 KCGI가 한양증권 인수에 나서면 이 사안이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를 인수하려는 곳에 대해 대주주 적격 심사를 진행한다. 재무건전성과 함께 '사회적 신용'도 대주주 적격 심사 요건이다. 사회적 신용 심사에서는 '금융거래 질서를 저해한 사실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다만 2023년 KCGI는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할 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 이에 KCGI가 한양증권 인수에 참여해도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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