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빨라진 M&A 시계 '로보틱스‧밥캣' 합병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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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3. 오후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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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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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오토메이트 2024’ 두산로보틱스 부스 전경. / 사진 제공=두산
 

두산그룹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 기대가 커지고 있다. 향후 두산그룹의 M&A 작업을 담당하는 CFP(Corporate Financing Project)팀과 ㈜두산의 재무라인이 두산로보틱스의 외형 확장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에 흡수합병하는 절차를 진행중이다. 흡수인적분할 이후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 지분을 공개매수해 상장폐지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과 합병을 진행한다.

두산그룹은 합병 이유에 대해 "협동로봇 사업부문과 건설기계 사업부문 통합을 최종적으로 완성할 수 있고 사업 시너지 및 경영 효율화를 보다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양사의 합병 이유로 M&A 활성화를 꼽는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M&A 대상 기업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게되면 여전히 손자회사의 위치다. 양사가 합병하면 규제를 벗어날 수 있어 M&A의 폭이 넓어진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 이후에는 그룹 차원의 M&A가 예상된다. 두산그룹은 과거 OB맥주를 중심으로 소비재 사업을 운영하던 집단이었으나 2000년대부터 적극적인 M&A를 통해 중공업 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고려산업개발, 대우종합기계, 미쓰이밥콕, 두산밥캣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현재의 두산그룹이 탄생했다.

그룹의 전략적인 M&A를 담당했던 조직은 CFP(Corporate Financing Project)팀이다. 전략기획본부 산하 CFP팀은 계열사 및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국내외 M&A 딜의 실무를 이끌며 기업 가치 산정과 분석, 계약서 검토 및 협상을 진행한다. 또 회계‧법률 자문사 등도 대응한다. 재무적인 능력은 물론 법률적인 지식까지 필요한 곳이다. 대표적으로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도 CFP팀 출신이다.

두산그룹은 올해 원포인트 인사 이동을 통해 두산로보틱스의 변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2월 조길성 대표이사(전무)를 신규 선임했다. 조 대표는 이전까지 ㈜두산 지주부문 Finance 상무를 맡았다.

㈜두산에선 이준호 상무가 속한 CFP팀이 M&A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 CFP팀은 현재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에 속한 소규모 조직이다. 대부분 상무급 이하의 인사들이 실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무는 1975년생으로 인하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사를 졸업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는 ㈜두산 CSM(자본구조관리)팀 부장을 맡았다. CSM팀은 2015년 ㈜두산의 지주사 체제 탈피 작업을 담당했던 팀이다. 2022년부터는 ㈜두산의 CFP 상무를 맡고 있다.

 
 

지주사 차원에서는 그룹 대표 재무통인 김민철 ㈜두산 지주부문 Finance총괄 CFO(대표이사)와 재무실의 지원이 예상된다. 김 대표는 1989년 ㈜두산에 입사해 35년간 재직한 재무통이다. 김 CFO의 약력을 살펴보면 계열사의 자본구조 변경과 재무구조 개선 등 M&A 분야에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김 CFO는 두산 의류비즈니스그룹(BG), 전자BG 팀장, 모트롤BG 상무 등 다양한 사업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김 CFO가 실무를 담당하며 이끌어냈던 작업으로는 △2010년 의류 폴로(POLO) 사업 매각 △2014년 서킷포일 룩셈부르크 인수 △2019년 두산솔루스-두산퓨얼셀 인적분할 △2019년 11월 두타면세점 사업 매각 △2019년 12월 두산메카텍 지분 전량 두산에너빌리티에 현물 출자 △2020년 8월 네오플럭스 매각 △2020년 12월 두산모트롤 매각 등이 있다.

㈜두산은 지난달 두산밥캣을 통해 굴착기·크레인 등 건설 유압기기 제조사 모트롤을 인수했다. 2020년 유동성 위기 당시 사모펀드(PEF) 소시어스프라이빗에쿼티(PE)-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매각했던 모트롤을 3년 만에 다시 사온 것이다. 향후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이 완료되면 그룹 차원에서 ㈜두산과 합병법인이 적극적으로 M&A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합병법인이 두산밥캣의 현금 창출력을 활용해 AI(인공지능), 모션(움직임) 제어, 비전 인식 등 스마트머신 분야 기업을 인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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