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 폐기"…"2500억 기부" 머스크 뒤통수 쳤다

입력
수정2024.07.20. 오후 6:31
기사원문
최경미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명령(mandate)을 폐지하겠다"고 밝히며 트럼프 당선 시 테슬라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유튜브 영상 
18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는 미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해 새로운 친환경 사기"를 뒤집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결과 "미국 자동차 산업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도록 구하고 고객들이 자동차 한 대당 수천, 수만 달러를 절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충전소 설치에 대규모의 자금을 들인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트럼프의 피격 직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를 통해 트럼프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또 트럼프 캠페인에 이달부터 10월까지 매달 4500만달러(약 630억원), 총 1억8000만달러(약 2500억원)를 기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전략가이자 EV폴리틱스프로젝트의 마이클 머피는 머스크가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대규모의 정치 자금을 대기로 한가운데 트럼프가 이번 연설에서 내놓은 발언은 머스크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몇 주 동안 전기차에 대한 비판에서 물러나 있다가 연설에서 전기차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다"고 밝혔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운영하는 여러 회사는 그동안 미 연방정부로부터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았다. 과거에 트럼프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안전 문제를 일으키고 스페이스X는 "아무 곳에도 가지 않는 로켓 우주선을 발사한다"며 정부 보조금 없이는 머스크가 "쓸모없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머스크도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해 지지 의사 표명 후 X에 보조금 폐지가 "테슬라에 도움만 될 것"이라며 "모든 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트럼프가 전기차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해 "나는 설득력이 높다"고 자신하는 한편 트럼프가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의 "열렬한 팬"이라고 말했다. 

머피는 "일론이 트럼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유권자들이 전기차가 소비자의 선택과 일자리와 관련된 문제라는 것을 더 많이 이해할수록 이런 종류의 수사를 더 이상 옹호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해의 소지가 있고 선동적이며 중국에게만 도움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이번 연설에서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확대하고 중국산 자동차에 100~2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현재 멕시코에서 대규모의 자동차 공장을 짓고 있는데 "자동차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신속하게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체결해 무관세 혜택을 받는 멕시코를 우회 수출 경로로 삼고 있다는 것에 대해 경고하고 중국 업체들의 미국 내 전기차 생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이 조치가 사실상 중국산 전기차에 미국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어서 자국 전기차 업체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해 미국을 중국 제조업체가 생산한 자동차에 개방하면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제조업체가 큰 가격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쇼핑 플랫폼 코파일럿의 팻 라이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전기차의 미국 진출 가능성은 "전기차에 엄청난 가격 압력을 가하고 공급 측면에서 저가 전기차 시장을 완전히 개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것은 잠재적으로 시장을 뒤흔들고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많은 소비자들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가격대인 2만5000달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